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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등판을 한번 미루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보답을 멋지게 해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4피안타 4사구 1개,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8대1로 승리하며 시즌 첫승을 따냈다.
소문난 '롯데 킬러'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롯데 상대로 무려 12경기에 등판, 76⅔이닝을 소화하며 6승2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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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원태인은 '롯데만 만나면 잘하는 이유'를 묻자 "부산만 오면 투구밸런스가 잘 잡히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1회 1사 후 볼카운트 0-2에서 정훈에게 내준 안타를 특히 아까워했다. 그는 "유리한 상황에서 내준 안타가 점수로 이어졌다. 나 자신에게 조금 실망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실투를 던지지 않기 위해 최대한 집중했다. 1회 실점이 결과적으론 오히려 약이 됐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밸런스가 잡히는게 느껴졌다"면서 "팀 기세가 좋았기 문에, 내가 조금만 버티면 타자들이 쳐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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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김지찬이 홈런을 칠줄은 몰랐는데, 너무 기분좋았다"며 웃었다. 원태인은 자신의 등판을 앞두고 김지찬에게 장어를 사줬는데, 그 밥값을 톡톡히 한 셈이다. 김헌곤의 홈런에 대해서는 "오늘 이길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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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좋지 않다고 느끼던 차에 사우나에서 (박진만)감독님을 만났다. 감독님께 '롯데전(내보내주시면) 잘하겠습니다'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 '하루 더 쉬게 해줬으니 꼭 이겨라'라고 하셨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서 기쁘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