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것으로 알려진 메이저리거 출신 거포 패트릭 위즈덤은 정확성이 그리 뛰어난 타자는 아니다.
그러니까 마이너리그에서 6시즌을 넘게 보냈다는 얘기인데,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 치고는 데뷔가 늦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도 성장세는 더뎠다.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텍사스 레인저스, 시애틀 매리너스로 옮겨 다닌 위즈덤은 2021년 시카고 컵스에서 비로소 풀타임에 가까운 첫 빅리그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그는 그해 106경기에서 타율 0.231, 28홈런, 61타점, OPS 0.823으로 장타력을 과시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지만, 2022년 134경기에서 타율 0.207(469타수 97안타), 25홈런, 55타점, OPS 0.725로 주춤하더니 2023년에는 타율이 0.205, 올해는 75경기에서 0.171(158타수 27안타)로 더욱 하락했다. 매년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렸다는 점에서 단점이 뚜렷했다고 봐야 한다.
|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는 능력 및 컨택트 능력 등에서 약점이 많았다면 새 리그, 특히 변화구와 유인구 승부가 많은 KBO리그에서는 적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리고 KBO에 입성한 타자들이 유독 실패 확률이 높았던 이유다. 메이저리그 통산 100개 이상의 홈런을 치고 한국 땅을 밟은 타자는 9명이다. 하나같이 KBO리그에서 롱런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올해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의 경우 이전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신시내티 레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메이저리그 6년 동안 통산 54홈런을 쳤는데, 삼진율은 34.3%에 달했다.
그는 올시즌 NC에서 46홈런을 때리며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나마 567타석에서 142번의 삼진을 당해 삼진율을 25.0%로 낮춘 덕분이다.
MLBTR은 이날 위즈덤의 한국행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위즈덤은 파워 히터가 전혀 없다고 소문난 KBO리그에서 능력을 점검받게 됐다. 올해 46홈런으로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맷 데이비슨은 빅리그 시절 강한 파워와 높은 삼진율을 나타냈는데, 비슷한 스타일의 위즈덤도 내년 타이거즈의 공격을 이끌며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의 영역 내에 있다'고 전망했다.
위즈덤 역시 삼진율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