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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쉽게 보내주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영표와 장성우는 이 감독의 의견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배터리는 한준수를 내보내도 어떻게든 어렵게 승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고영표는 "다음 타자가 우타자(김호령)였고, 현재 타자가 좌타자(한준수)였는데 한준수 선수가 (나와 맞붙은) 데이터를 봐도 그렇고, 워낙 타격에 능한 선수니까 감독님께서 고민을 하셨던 것 같다. 거르고 다음 타자가 낫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장)성우 형이랑 '쉽게 보내주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감독님께서 그 고민에 마운드에서 시간이 길어졌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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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는 이 고비를 넘기면서 7이닝 94구 8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3승(4패)째를 챙겼다. 지난달 2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5경기 만에 어렵게 승수를 쌓았다. 지난 한 달 동안 고영표는 선발 4연패 늪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 돌파구를 찾은 고영표에게 KT 동료들은 물세례를 퍼부으며 축하했고, 고영표는 활짝 웃어 보였다.
이 감독은 "고영표가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완벽한 투구를 하며 경기 분위기를 이끌었다. 장성우의 볼배합도 칭찬해주고 싶다"며 엄지를 들었다.
고영표는 "팀의 연승을 이어 갈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 이런 시기를 매년 안 거치진 않아서 또 꿋꿋하게 이겨내려고 했다. 운도 안 따라서 나를 힘들게 하기도 했고, 팀적으로 안 풀리는 경기도 많았다. 내가 패를 떠안는 것은 야구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지만, 팀이 다 같이 어려웠기에 그 점이 좀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동료들의 물세례에 흠뻑 젖은 고영표는 "나이 차이 많이 나는 후배들이 챙겨주는 것 같다. 고맙고, 시원하게 맞아서 좋다. 후배들이 작년에는 이런 문화가 없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이러는 문화가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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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