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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화 이글스가 올시즌 2위까지 오르며 1위 LG 트윈스를 2.5게임차까지 추격하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마운드다.
수비에서 가장 조심해야할 것 중 하나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 상황에 맞지 않게 욕심을 부리다가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한화가 28일 잠실 LG 트윈스전 7회말에 바로 그 해서는 안될 욕심을 부렸고 그것이 결국 호투하던 에이스 폰세의 승리를 날리면서 패배 문앞까지 보냈다.
선발 폰세는 4회 김현수, 6회 이영빈에게 솔로포 하나씩을 맞았지만 2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이어갔다.
7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는데 첫 위기가 왔다. 선두 문보경에게 몸에 맞는 볼, 박동원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무사 1,2루가 된 것.
6번 구본혁은 희생번트를 대려고 했다. 초구는 번트를 대려다가 지켜봤는데 스트라이크. 2구째 구본혁은 번트자세에서 타격을 하려고 바꿨는데 한화가 피치아웃으로 공을 높게 뺐다.
LG도 작전이 걸려있었다. 구본혁은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로 때리고 주자들은 히트 앤드 런으로 뛰는 것. 폰세가 던질 때 주자들이 뛰기 시작했는데 이를 간파한 한화 벤치가 피치아웃을했고 구본혁은 공을 치지 못하면서 주자들이 걸리고 말았다.
2루주자 문보경은 조금 뛰다가 빨리 2루로 귀루를 하는데 박동원은 리드 폭이 컸기에 2루까지 거의 3분의 2지점까지 와 있었다.
한화 포수 최재훈이 2루로 던졌고 둘 중 한명은 협살에 걸리는 상황이 됐다. 2루에서 유격수 하주석이 공을 잡았을 땐 문보경은 다시 3루로, 박동원은 1루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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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노시환이 공을 잡자 마자 다시 2루로 공을 던졌다. 2루로 오는 박동원이 보이자 2루에서 먼저 잡고 문보경을 다시 협살에 넣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한 듯.
하지만 공이 도착했을 때 이미 박동원 조금 더 빨리 2루에 발이 닿았고, 공을 잡은 2루수 황영묵이 다시 3루로 던졌을 때 어느새 다시 3루로 달린 문보경도 3루에 도착해 세이프.
노시환이 2루로 던지지 않고 문보경만 타깃으로 해 협살로 잡았다면 1사 2루가 됐을 상황이 무리하게 둘 다 잡으려다 무사 2,3루가 돼 버렸다.
그러나 폰세는 여전히 위력적인 공으로 LG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구본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신민재를 대신해 들어온 오지환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박해민에게 몸쪽으로 던진 강속구를 박해민이 쳤는데 이것이 빗맞았다. 그런데 이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좌익수 모두 잡지 못하는 곳으로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됐고 그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되고 말았다. 주자가 둘 다 느린 것을 알고 있었기에 욕심을 낸 것이 화근이 됐고 그것이 동점이 되는 빌미가 됐다.
이영빈에게 홈런을 맞았을 때 오히려 웃으며 자신의 실투를 인정했던 폰세도 아쉬운 실수로 실점을 한 것엔 표정이 굳었고, 7회말을 끝내고 마운드를 내려갈 땐 글러브로 얼굴을 감췄다.
다행히 한화는 이제 이런 실수로 무너지는 약한 팀이 아니었다. 이후 LG의 공세를 막아냈고 연장 11회초 채은성의 극적인 투런포로 6대5의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은 다르다. 한화는 아직 주루 실수 등 디테일에서 아쉬운 모습들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우승을 노리기 위해선 이런 실수를 줄여야 하는 한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