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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문제는 복귀 이후다. 이제 겨우 22세. 충격적인 양쪽 햄스트링 연달아 부상에 귀추가 주목된다.
당일 검진에서 우측 햄스트링 손상이 발견됐고, 이튿날 크로스체크까지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우측 햄스트링 손상 소견 그레이드 2.
마치 3월 22일 개막전 악몽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았다. 김도영은 불과 2개월 전 1루까지 전력 질주 후 왼쪽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교체됐고, 1개월 가까이 재활을 한 끝에 돌아온 상태였다. 오히려 왼쪽 햄스트링 부상 당시보다 손상 정도는 더 심해졌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 당시에는 그레이드 1 진단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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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문제는 그 다음이다. 김도영의 올 시즌 양쪽 햄스트링 부상은, 그 어떤 충돌이나 외부 요소 때문에 생긴 결과가 아니다. 두번 모두 혼자 전력 질주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마치 제동 장치가 갑자기 고장난 자동차처럼 홀로 달리다가 예상치도 못한 부상을 당했다.
건강한 신체와 야구선수로서 누구보다 이상적인 몸을 가진 22세 청년이 한쪽 햄스트링이 다친지 약 2개월만에 반대쪽을 다시 다치는 것은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 보통 한쪽 다리 근육을 다치면, 반대쪽에 하중이나 부담이 자연스럽게 실릴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운동량이나 몸 컨디션을 봤을 때 이와 같은 이상적 몸을 가진 선수가 양쪽 햄스트링을 불과 몇개월 사이에 다친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누구보다 김도영 자신이 답답하고 힘들겠지만, 보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겨우 한달 남짓 뛰었고, 피로도가 크게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부상이 반복되니 답답함을 넘어 막막하게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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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복귀 이후다. 폭발적인 주루와 스피드가 장점인 선수가 과연 이전과 같은 기동력을 100% 마음껏 가동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나 햄스트링의 경우 고질적인 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여러 사례들이 있는데, 특히나 지금 KIA의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은 현역 후반기에 잦은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던 선수다. 20대 시절엔 '철인'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연속 경기 출장을 밥먹듯이 했던 그가, 주루의 폭이 줄어들고 부상으로 결장하는 경기가 늘어난 시점이 햄스트링 부상 이후였다. 이범호 외에도 여러 선수들이 비슷한 사례들을 겪었다. 햄스트링 부상이 한번 발생하면 조심, 또 조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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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과 KIA 구단은 두번째 햄스트링 재활 과정에서 최우선 순위를 '재발 방지'에 둘 가능성이 높다. 복귀까지 시간이 예상보다 걸리더라도 완전한 회복과 복귀 이후 플랜이 더 중요하다. 잦은 부상의 역사를 털고 지난해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정규 시즌 MVP까지 올랐는데, 이렇게 부상이 반복되면 또다시 원점이다. 이번 부상으로 팀도, 김도영도 손해가 너무 크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