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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가 '벤클'에 참여했다고? 확 달라진 '난조' 원인이었나…박세웅의 책임감 [부산포커스]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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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30 16:52 | 최종수정 2025-05-30 17:11


선발투수가 '벤클'에 참여했다고? 확 달라진 '난조' 원인이었나…박세웅의…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5회초 2사 전준우가 최원태의 공에 맞았다. 첫 번째 벤치클리어링 발발 후 1루에 나가던 전준우와 최원태가 또다시 충돌했다. 2차 벤치클리어링 때 선발투수 박세웅도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전준우 옆에 서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9/

선발투수가 '벤클'에 참여했다고? 확 달라진 '난조' 원인이었나…박세웅의…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6회말 1사 1, 2루에서 박세웅이 교체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9/

선발투수가 '벤클'에 참여했다고? 확 달라진 '난조' 원인이었나…박세웅의…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5회초 2사 전준우가 최원태의 공에 맞았다. 첫 번째 벤치클리어링 발발 후 1루에 나가던 전준우와 최원태가 또다시 충돌했다. 2차 벤치클리어링까지 벌어진 후에야 두 사람이 화해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9/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질 때 '절대 안정'을 취하는 인원이 있다. 당일과 다음날 선발투수다.

'벤치 클리어링'이란 말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감정 충돌이 벌어졌을 땐 모든 선수가 달려나가는 게 원칙이다. '예민한 몸' 투수도 예외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외야에 있는 불펜에서 투수들이 줄줄이 달려나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그래도 까딱하지 않는 선수들이 바로 선발투수다. 다음날 선발투수는 어지간해선 라커룸에서 움직이지도 않는다. 혹시라도 엄하게 몸싸움에 휘말렸다가 부상이라도 당할까봐서다. 경기중인 투수는 말할 것도 없다.


선발투수가 '벤클'에 참여했다고? 확 달라진 '난조' 원인이었나…박세웅의…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6회말 무사 1루 김영우의 투수앞 땅볼 타구를 놓친 박세웅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9/
그런데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달랐다.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롯데 전준우와 삼성 최원태의 2차 충돌로 인해 재차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을 때 박세웅은 그라운드 위, 그것도 당사자인 전준우 곁에 서 있었다.

부상 우려보다 롯데를 대표하는 투수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먼저였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과욕이었다.

박세웅은 이날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중이었다. 그 결과 벤치 클리어링 직전까지 롯데는 2-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벤치 클리어링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삼성은 5회 4득점, 6회 3득점을 몰아쳤고, 박세웅은 5⅓이닝 6실점(5자책)이란 실망스런 성적표와 함께 팀의 패배를 지켜보는 신세가 됐다. 개막 이후 처음으로 평균자책점이 3점대(3.11)까지 올랐다.


선발투수가 '벤클'에 참여했다고? 확 달라진 '난조' 원인이었나…박세웅의…
사진=SPOTV, Tving 중계 캡쳐
빗맞은 안타가 이어진 불운도 있었지만, 벤클에 참여하고 곧바로 다음 이닝을 소화하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을 가능성도 있다.


개막 이후 로테이션을 쉬지 않고 소화하면서 다소 지친 것도 사실이다. 올시즌 박세웅의 투구수는 1209개, 폰세(한화 이글스, 1206개)를 넘어 시즌 최다 투구수 1위다. 경기당 평균 100구를 넘게 던진 투수는 현재 10개 구단에서 박세웅과 폰세, 그리고 라일리(11경기 1101구) 뿐이다. 토종 투수로는 박세웅이 유일하다. 72⅔이닝 또한 국내 투수중 단연 1위. 그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폰세 후라도 와이스 네일 등 외인 4명 뿐이다.

그렇다고 3강을 질주하다 흔들리는 롯데가 박세웅에게 지금 휴식을 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30일 부산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도 박세웅의 휴식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벤클'에 참여했다고? 확 달라진 '난조' 원인이었나…박세웅의…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박세웅이 2회말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치며 수비수를 가리키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9/
그는 "박세웅도 나균안도 대구라서 그런지 자꾸 도망가는 피칭을 하더라. 공이 존에 들어와야 결정이 날 것 아닌가. 자꾸 주자를 신경써서 볼배합을 바꾸고 코너워크를 하려고 하다가 흔들린다. 1점도 주면 안되는 상황은 벤치에서 사인이 나가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거기서 투수의 커맨드라는 게 갈리는 거다. 스트라이크 던져야할 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좋은 투수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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