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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빈 없어 9등? 10연패 꼴찌팀에 이틀 연속 0대1 패배...9안타 3볼넷 0득점 어떻게 이기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6-01 21:07 | 최종수정 2025-06-02 00:07


곽빈 없어 9등? 10연패 꼴찌팀에 이틀 연속 0대1 패배...9안타 3…
경기를 준비하는 두산 이승엽 감독.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곽빈 없어 9위?

두산 베어스. 총체적 난국이다.

23승3무32패. 9위. 8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5위 KT 위즈와의 승차는 무려 6.5경기로 벌어졌다. 보통 야구에서 3경기를 줄이는데 1달이 걸린다고 한다.

올해 두산의 시즌 전망은 나름 기대감이 묻어났다. 허경민이 FA 이적을 하고 김재호가 은퇴를 하는 등 베테랑 야수들이 빠졌지만, 투수 싸움에서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곽빈 없어 9등? 10연패 꼴찌팀에 이틀 연속 0대1 패배...9안타 3…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콜어빈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29/
특히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찔렀다. '도대체 왜 한국에 왔느냐'는 콜 어빈이 합류했고, 수준급 좌완 잭 로그도 충분히 10승 이상을 해줄 선수로 기대감을 모았다. 현역 빅리거 케이브는 페르난데스 이후 악몽이던 외국인 타자 문제도 해결해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게 웬일. 어빈은 5승5패 4.28의 평균자책점으로 평범하다. 상대와 다투고, 코치와 동료를 밀치는 등 구설에만 올랐다. 로그도 위압감이 없고, 장타력이 없는 케이브는 상대가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곽빈 없어 9등? 10연패 꼴찌팀에 이틀 연속 0대1 패배...9안타 3…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두산 곽빈이 훈련을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9/
두산에 최악이었던 건 토종 에이스 곽빈의 부상. 시즌을 앞두고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곽빈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했다. 복귀 채비를 갖추고 있지만, 이미 팀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 위기 상황 한 경기를 확실히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가 이렇게 장기 이탈을 해버리니 두산에는 치명타였다. 어빈, 로그가 기대만큼 해줬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니 곽빈이 더욱 그리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하는 홍건희도 부상으로 얼굴을 잊어버릴 상황이고, 믿었던 마무리 김택연은 시즌 초부터 난조를 보이며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기도 했다.


곽빈 없어 9등? 10연패 꼴찌팀에 이틀 연속 0대1 패배...9안타 3…
1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두산의 경기. 키움이 두산에 1대 0으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나서는 두산 선수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6.01/
그래서 두산 부진 이슈의 대부분이 투수쪽으로 향하는 게 사실. 하지만 타격도 심각하다. 지표로 보면 괜찮은 것 같다. 팀 타율 2할5푼8리로 리그 4위다. 팀 안타수 515개로 3위, 팀 출루율도 5위로 나쁘지 않다. 홈런이야 잠실 악조건이 있고, 전체적인 성적은 9위까지 떨어질게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응집력이다. 특히 찬스에서 무기력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양의지, 김재환, 양석환, 정수빈 정도를 빼고는 풀타임 경험이 많지 않다.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얻고있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이겨낼 강한 멘탈이 부족하다. 특히 예비 FA로 큰 기대를 모았던 강승호의 극심한 부진이 뼈아프다. 시즌 개막 3루수로 포지션 변화를 준게 수비에 이어 공격까지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킨 김민석도 금방 사그러들었다.


곽빈 없어 9등? 10연패 꼴찌팀에 이틀 연속 0대1 패배...9안타 3…
1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두산의 경기. 8회초 파울 홈런에 아쉬원하는 양석환.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6.01/
이번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을 보면 두산의 현 주소가 나온다. 10연패를 하던 키움의 연패를 끊어줬다. 그리고 2연패로 위닝시리즈까지 헌납했다. 그 2경기 모두 0대1 패배. 2경기 연속 무득점은 2019년 6월 잠실 롯데 자이언츠 2연전 이후 무려 2163일 만에 나왔다. 또 키움에 창단 후 첫 2연속 1대0 승리 기쁨을 선물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방망이가 아예 무기력했느냐. 그것도 아니다. 1일 경기는 9안타 3볼넷을 기록하고 무득점이었다. 4회 임종성의 2루타, 상대 오선진의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3루 찬스에서 김대한의 투수 앞 땅볼로 찬물이 끼얹어졌다. 9회에는 1사 만루 절호의 찬스서 신예 김준상이 삼진, 양의지의 희생플라이로 허무하게 경기가 끝나버렸다. 신예 선수들이 어떻게든 해보려고 발버둥을 쳤는데, 양의지-김재환-양석환 세 베테랑 중심타자들이 12타수 무안타로 침묵해버렸다. 점수가 날 수 없었던 이유다.


곽빈 없어 9등? 10연패 꼴찌팀에 이틀 연속 0대1 패배...9안타 3…
1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두산의 경기. 키움이 두산에 1대 0으로 승리했다. 9회초 외야플라이로 물러나는 두산 양의지.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6.01/
31일도 마찬가지. 안타는 2개에 그쳤지만 볼넷 5개를 골라내고도 1점도 뽑지 못했다. 상대는 안타 2개, 볼넷 2개였다. 두산이 안풀리는 경기들을 보면 2사 후 안타가 나오고, 선두가 안타를 치고 나가도 2명이 아웃된 후 산발로 안타가 나왔다 득점까지는 이어지지 못하는 식이다.

잘 안되니 이것저것 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갈팡질팡 할 수 있다. 베테랑들도 무기력한 경기 속 지쳐만 가고 의욕은 떨어진다. 뭐라도 해보려도, 점점 더 꼬이고 수렁으로 빠지는 느낌이다. 1일 경기 마지막 신예 김준상 타석에 만루 찬스가 걸렸는데, 2안타를 쳤어도 그 압박감이 큰 상황을 이겨낼 가능성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두산에는 대타로 나설 선수도 없었고, 결과는 삼진이었다. 기민한 용병술이 경기 승부처 필요한 법이다.


곽빈 없어 9등? 10연패 꼴찌팀에 이틀 연속 0대1 패배...9안타 3…
1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두산의 경기. 타격하는 두산 임종성.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6.01/
베테랑 중심으로, 확실하게 타순을 고정해 뚝심으로 밀고 나가든지 아니면 신예 선수들이 겁 없이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든지 벤치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1일 키움전 임종성이 혼자 3안타 1사구로 분투했는데, 이렇게 잠재력 있고 감이 좋은 선수들은 확실하게 밀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이기에, 엄청난 실험을 하는 것도 부담이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참 어려운 문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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