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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죠. (이)의리도, (조)형우도 축하해줬습니다."
그는 김해 상동의 2군 연습장에서 숙식한다. 아침에 일어나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께 인사를 드린 뒤 사직구장으로 첫 출근하는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태경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친구 손성빈의 다정한 격려에도 좀처럼 굳은 얼굴을 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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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는 야구 잘 못해서 프로 지명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도 이름이 불리지 않으니까 많이 속상했죠. 다행히 롯데에서 연락을 주셨어요."
이의리나 조형우 외에도 롯데 입단 후 이호준, 손성빈과도 절친한 사이가 됐다. 손성빈은 '이태경은 어떤 선수냐'라는 물음에 "완전 악바리"라고 답했다.
전날부터 축하 전화가 쏟아졌다. 이태경은 "2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으면서 잘하면 1군 기회가 오겠다 싶었는데, 지금이 딱 그때인 것 같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셨어요. 아버지가 '축하한다'는 말만 몇번을 되뇌이시던지…지금도 가슴이 벅차네요. 의리랑 형우가 '진짜 축하한다'면서 '죽기살기로 해봐라'라고 하더라고요. 마음에 깊이 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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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첩한 몸놀림과 날카로운 컨택,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는 점이 호평이다. 2군에서 타율 3할4푼7리 1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8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인정받았다. 올해 멀티히트를 친 경기가 11경기나 된다.
프로에 온 이상 드래프트냐 육성선수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같은 출발선에 선 동료이자 경쟁자다. 이태경의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육성선수로 시작했고, 5월에 정식 선수가 됐고, 또 이렇게 1군에 올라왔습니다. 제 야구인생은 아직까진 '시작'의 연속이에요. 아마 주변 사람들 누구도 제가 여기까지 올 거란 생각을 못했을 거에요. 1군에서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가 어떤 선수인지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