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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의 한집살림! 'KT 입단→롯데 이적' 박세진X박세웅, 형제의 '닮은꼴' 인생…"터닝포인트 왔다" [인터뷰]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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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03 17:38 | 최종수정 2025-06-03 19:53


12년만의 한집살림! 'KT 입단→롯데 이적' 박세진X박세웅, 형제의 '…
인터뷰에 임한 박세진. 김영록 기자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데뷔 10년만에 팀을 옮기게 됐다. 감회가 새롭다."

형제가 닮은꼴 인생행보를 걷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박세웅-박세진 형제 이야기다.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박세진은 "트레이드됐다고 전화하니까 형은 '알고 있어. 부산 와서 얘기하자'고 하더라"며 웃었다.

박세진은 공식 발표 직전 KT 위즈 육성팀장의 연락을 받고 트레이드 사실을 알게 됐다. 박세웅 역시 "따로 알고 있는 내용은 없었고, 기사 뜨고 동생보다 어머니 전화를 먼저 받았을 뿐"이라며 웃었다.

박세웅은 2014년 KT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이듬해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박세진은 2016년 KT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이번에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것. 시간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인생 행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박세진의 활용에 대해 "일단 던지는 거 보고 결정하겠다. 이정훈은 지금 팀사정상 우리가 쓰기 힘든 상황이었다. 트레이드는 서로 잘하면 좋은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12년만의 한집살림! 'KT 입단→롯데 이적' 박세진X박세웅, 형제의 '…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박세웅이 2회말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치며 수비수를 가리키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29/
박세웅이 트레이드된 뒤 박세진이 입단했기 때문에, 같은 팀에서 뛰는 건 2013년 경북고 시절 이후 12년만이다. '같은 팀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형제'라는 KBO 유일의 기록은 이제 '같은팀으로 트레이드됐다'는 문구가 더해지게 됐다.

박세진은 입단 후 꾸준히 선발 한자리를 노크했지만, 좀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3년부턴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KT의 극심한 좌완 부족 현상에도 좀처럼 1군에 자리잡지 못했다. 그는 "씁쓸한 마음도 있지만,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삼고자 한다"는 속내를 전했다.


KT와 롯데는 '트레이드 절친'이다. 박세웅 외에 KT 출신도 많고, 윤성빈 김도규 등 친한 선수들이 많아 적응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 박세진 스스로도 "분위기에 스며드는게 빠를 것 같다. 부산 올 때의 긴장감도 좀 덜어낸 느낌"이라며 웃었다.

"경북고 시절엔 형이 먼저 나가면 형이 다 던지고, 내가 던질 Œ 형이 뒤를 지켜주곤 했다. 그동안은 다른 팀이고 나도 선발투수라 맞대결 구도나 1선발 박세웅 2선발 박세진 같은 걸 상상하곤 했는데, 이젠 내가 형의 뒤를 막는 입장이 됐다."


12년만의 한집살림! 'KT 입단→롯데 이적' 박세진X박세웅, 형제의 '…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KT와 SSG의 경기. KT 박세진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3.12/
박세진은 최근 몇년간의 부진에 대해 불펜투수라는 보직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돌아봤다. 선발은 상대적으로 경기 운영에 여유가 있는 반면, 한타자 한타자를 책임지고 막아야하는 불펜에서 좀처럼 자기 기량을 내지 못했다는 설명.

올해 1군엔 올라오지 못했지만, 퓨처스에선 22경기 1승1패 2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04로 준수했다. 그는 "ABS 덕분에 조금 자신감이 붙었다. 시즌초엔 욕심이 너무 많았는데, 조금 내려놓으니 피칭이 잘된 것 같다"고 했다.

프로 입문 후에도 비시즌에는 언제나 함께 운동해온 형제다. 박세진은 "형은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본받을만한 야구선수"라며 "이제 가까이 있으니까 좀더 소통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했다.


12년만의 한집살림! 'KT 입단→롯데 이적' 박세진X박세웅, 형제의 '…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박세웅과 포수 유강남이 숨을 고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23/
모처럼 한집에서 함께 살게 됐다. 박세웅은 "빨리 집 구해서 나가라"며 짐짓 동생을 구박하면서도 "각자 본인 생활이 있겠지만, (주형광)코치님이 한집에서 잘 지내보라고 하셨다"며 웃었다. 박세진은 "형은 선발등판하는 날 예민할 텐데, 내가 맞춰가야한다"고 답했다.

"롯데의 주축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박세진)."

"동생이 올해는 잘되겠지 한게 세월이 많이 흘렀다. 이제 안타까운 일보단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박세웅)."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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