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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데뷔 10년만에 팀을 옮기게 됐다. 감회가 새롭다."
박세진은 공식 발표 직전 KT 위즈 육성팀장의 연락을 받고 트레이드 사실을 알게 됐다. 박세웅 역시 "따로 알고 있는 내용은 없었고, 기사 뜨고 동생보다 어머니 전화를 먼저 받았을 뿐"이라며 웃었다.
박세웅은 2014년 KT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이듬해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박세진은 2016년 KT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이번에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것. 시간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인생 행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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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은 입단 후 꾸준히 선발 한자리를 노크했지만, 좀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3년부턴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KT의 극심한 좌완 부족 현상에도 좀처럼 1군에 자리잡지 못했다. 그는 "씁쓸한 마음도 있지만,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삼고자 한다"는 속내를 전했다.
KT와 롯데는 '트레이드 절친'이다. 박세웅 외에 KT 출신도 많고, 윤성빈 김도규 등 친한 선수들이 많아 적응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 박세진 스스로도 "분위기에 스며드는게 빠를 것 같다. 부산 올 때의 긴장감도 좀 덜어낸 느낌"이라며 웃었다.
"경북고 시절엔 형이 먼저 나가면 형이 다 던지고, 내가 던질 형이 뒤를 지켜주곤 했다. 그동안은 다른 팀이고 나도 선발투수라 맞대결 구도나 1선발 박세웅 2선발 박세진 같은 걸 상상하곤 했는데, 이젠 내가 형의 뒤를 막는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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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군엔 올라오지 못했지만, 퓨처스에선 22경기 1승1패 2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04로 준수했다. 그는 "ABS 덕분에 조금 자신감이 붙었다. 시즌초엔 욕심이 너무 많았는데, 조금 내려놓으니 피칭이 잘된 것 같다"고 했다.
프로 입문 후에도 비시즌에는 언제나 함께 운동해온 형제다. 박세진은 "형은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본받을만한 야구선수"라며 "이제 가까이 있으니까 좀더 소통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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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주축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박세진)."
"동생이 올해는 잘되겠지 한게 세월이 많이 흘렀다. 이제 안타까운 일보단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박세웅)."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