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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땅볼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결정적 스리런포. 37세 베테랑이 이렇게 열심히.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자동적으로..." [창원 코멘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5-06-04 01:40


1루 땅볼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결정적 스리런포. 37세 베테랑이 이렇…
LG 김현수가 4회초 스리런포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1루 땅볼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결정적 스리런포. 37세 베테랑이 이렇…
LG 김현수가 2회초 2사 1,2루서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장면. SPOTV 중계화면 캡쳐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37세 베테랑은 여전히 뜨거운 불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기고픈 마음, 잘치고 싶은 마음이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표출됐고 그것이 도화선이 돼 팀 타선이 터졌다.

LG 트윈스 타선의 핵심 김현수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서 눈에 띄는 장면을 연출했다.

2회초 2사 1,2루서 1루쪽 강한 땅볼 타구를 쳤는데 NC 1루수 데이비스가 넘어지며 잡아냈다. 이때 달려온 김현수가 갑자기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보통 발빠른 타자가 접전 상황에서 하는 경우가 있지만 김현수와 같은 타자에게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플레이. 타구를 잡은 데이비슨이 투수 목지훈이 1루까지 오길 잠시 기다리는 것을 보고 1루에서 세이프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지 과감하게 몸을 던졌다. 결과는 아웃이었지만 베테랑의 열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 열정이 다음 타석에서 방망이로 나타났다. 1-0의 리드속 찬스를 계속 놓치던 LG는 4회초 2사 1,2루의 기회를 또 얻었다. 그리고 김현수는 NC 선발 목지훈에게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결정적인 스리런포를 날렸다. 3B1S에서 5구째 147㎞의 가운데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고 중견수 천재환이 계속 뒤로 가다가 펜스에 막혀 더이상 가지 못했고 타구는 담장 밖에 떨어지는 홈런이 됐다. 시즌 5번째 홈런.

7-0으로 앞선 5회초 무사 2,3루에선 1루수앞 땅볼로 1타점을 더한 김현수는 9-0으로 앞선 6회초 2사 1,2루서 중전안타로 1타점을 또 올렸다.

이날만 5타수 2안타 5타점의 맹타를 올리며 팀의 15대0 대승을 이끌었다.


1루 땅볼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결정적 스리런포. 37세 베테랑이 이렇…
LG 김현수가 4회초 스리런포를 날리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1루 땅볼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결정적 스리런포. 37세 베테랑이 이렇…
LG 김현수가 4회초 스리런포를 날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올시즌 타율이 2할8푼8리(198타수 57안타)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5개의 홈런과 40타점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4푼2리(52타수 23안타)로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김현수는 경기 후 "연패를 끊을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고, 오늘 선발로 나선 (송)승기가 정말 잘 던져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주말 경기 이후에 준비를 많이 했는데, 그 준비한 것들이 잘 나온 것 같아 더 기쁘다"라고 말했다.

결정적 홈런은 직구에 대비한 결과. 김현수는 "경기 전부터 코치님들께서 '직구에 늦지 말자'는 말씀을 계속하셔서, 타석에 들어설 때 그 말을 계속 되새기며 들어갔다"면서 "지난 주말 삼성전에서는 잘 맞은 타구들이 상대 수비에 많이 걸려 아쉬웠는데, 이번엔 결과를 너무 의식하지 않고 자신 있게 스윙하자는 마음으로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2회초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에 대해 묻자 김현수는 "땅볼 타구가 1루에서 충분히 승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살기 위해 슬라이딩까지 하게 됐고 정말 1루에서 살아남고 싶다는 마음이 자동적으로 그런 행동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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