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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류)현진 선배님이요? 내가 안 던지는 날에는 나를 붙잡고 계속 먹여요. 계속 먹입니다."
황준서는 "현진 선배님은 같은 좌완이라서 피드백을 많이 해 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 주신다. 예전부터 슬라이더를 던지는 방법을 알려줬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무엇보다 일단 내가 안 던지는 날에는 나를 붙잡고 계속 먹인다. 진짜 계속 먹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살이 안 찌는 체질인 선수들은 많은 양을 먹는 게 오히려 고통스럽다고 하기도 한다. 류현진은 황준서에게 어떤 음식을 권하고 있을까.
그래서일까. 황준서는 신인 시즌이었던 지난해보다는 얼굴에 살이 붙은 인상을 준다. 선수 본인은 "몸무게를 재보진 않았는데 더 찌진 않은 것 같다"고 하는데, 효과가 아주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황준서는 류현진과 문동주, 엄상백 등 화려한 국내 선발투수진에 밀려 올 시즌은 2군에서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처음 1군에 콜업되기 전까지 60일 동안 착실하게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대체 선발투수로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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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는 2군에서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며 "박정진 코치님, 정우람 코치님을 비롯해 정말 좋은 코치님들이 많으시다. 커브와 슬라이더 이런 것도 많이 배우고, 구종을 많이 연습한 것 같다. 2군에 있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진 않았다. 감독님께서 '선발 한 자리가 빌 때 꼭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선발에서 투구 수를 늘리면서 열심히 계속 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황준서는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김경문 한화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투구를 펼쳤다. 5이닝 1피안타 3볼넷 1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KIA가 외국이 투수 아담 올러(7이닝 2실점)를 내고도 쩔쩔매게 만들었다. 덕분에 한화는 연장 11회 3대2 진땀승을 거두며 웃을 수 있었다.
황준서는 주무기인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던지며 KIA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었다. 45구 가운데 31구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매우 효과적이었다. 직구(37개)에 커브(2개) 슬라이더(2개)도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 평균 구속은 141㎞로 형성됐다.
김 감독은 "우리 (황)준서가 진짜 잘 던지고 승리를 못했다. 우리가 앞에서 못 막았으면, 저쪽(KIA)은 외국인 투수인데.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한화는 현재 류현진과 문동주가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류현진은 왼쪽 내전근 부상으로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번 정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를 예정이고, 문동주는 지난달 26일 휴식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간 뒤로 아직 복귀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황준서가 계속 1군에서 쓰임이 있겠다는 말에 "자리를 잡았다기 보다는 지금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해 주고 있다. 선발들이 다 돌아와도 지금 정도 던지면 1군에서 계속 가야 한다. 선발이 빨리 무너졌을 때 쓰면 얼마나 좋나. 자기가 2군에서 훈련을 많이 하고 이를 갈고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 바람직한 일이다. 2군 코치진에도 고맙다. 준서는 다음에도 들어간다. (문)동주도 (류)현진이도 아직 조금 날짜가 남아 있으니까. 지금 이렇게 나와서 던져주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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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