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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가장 어려운 순간, 최고의 호투로 천금 같은 승리를 이끌었다.
스코어는 삼성의 완승이었지만 경기 양상은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최원태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2-0 리드가 전부였다. 상대 투수가 최고 외인 제임스 네일이었기 때문.
최원태가 KIA 타선을 잠재우는 사이 삼성 타선이 힘을 냈다. 0-0이던 4회초 1사 만루에서 김태훈이 강습타구로 1루수 실책을 유발하며 2-0으로 앞서갔다. 7회 박병호가 시즌 10호 우중월 솔로홈런으로 13시즌 연속 두자리 수 홈런을 신고하며 네일에게 치명타를 안겼다.
지난 겨울 FA계약을 통한 삼성 이적 후 최고의 호투. KIA전에 대한 자신감도 한몫 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인 2022년 4월23일 고척 경기 이후 KIA전 파죽의 6연승. 이날 승리로 시즌 5승째를 수확한 최원태는 6년 만의 10승 달성에 대한 청신호를 켰다.
최원태의 10승은 키움 시절인 지난 2019년(11승5패)이 마지막이었다. LG 트윈스 이적 후 2023년, 2024년 2년 연속 9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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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가장 힘든 순간 보여준 최고의 호투라 의미가 컸다.
삼성 선발진은 지금이 보릿고개다.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 두 주축투수가 없다.
레예스는 발등 중족골 미세골절 재발로 이탈했다. 최소 한달 이상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 삼성은 교체를 염두에 두고 교체 외인과 당장 공백을 메울 대체 외인 시장을 투트랙으로 급히 살피고 있다. 하지만 당장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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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진에도 여유가 없다. 김태훈 배찬승 이호성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탄탄한 편이지만 좌완 백정현이 어깨 염증으로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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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FA를 선언한 최원태를 아무도 찾지 않을 때 손을 내민 구단이 바로 삼성이었다. 총액 70억원 계약에 대해 말도 많았다. 하지만 최원태는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은 스물 여덟의 젊은 투수다. 10승을 올릴 수 있는 토종 선발이 많지도 않다. 유망주 육성에 어느 정도 시간을 벌어야 하는 삼성 입장에서는 특히 이런 선발투수는 많을 수록 좋다. 최원태를 영입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을까. 가슴 쓸어내렸던 10일 광주 KIA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