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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무리투수의 8회 조기투입. 벤치의 과감한 승부수다.
11일 수원 KT위즈파크. KT가 3-1로 앞선 가운데, 롯데는 8회초 역전 찬스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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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투수의 한 경기 투구수는 보통 20구 이내, 많아야 30구 아래다. 그나마도 연장전 등의 이유로 멀티이닝을 책임질 때 이야기다.
그런데 첫 타자가 무려 6개의 파울 포함 11구를 버텼다. 박영현이 진땀을 뻘뻘 흘린 끝에 스스로 무너져내렸다. 2차 10라운드 93순위 출신, 프로 무대에서 8년을 버틴 장두성의 끈질긴 투혼이 KT의 승리 플랜을 산산히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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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카운트는 투나씽(0B2S)으로 시작했다. 초구에 허를 찌르는 128㎞ 체인지업, 2구는 150㎞ 직구였다.
박영현의 마음은 급했다. 이후 4개 연속 내리 150㎞ 안팎의 직구를 꽂았다. 하지만 장두성은 파울 3개를 쳤고, 볼은 걸러냈다. 볼카운트 1B2S.
체인지업 2개, 직구 하나를 또 커트해냈다. 그리고 볼. 박영현의 투구수는 이미 10개였다. 마지막 138㎞ 슬라이더에 크게 헛스윙. 장두성은 통한의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끈 '언성 히어로'의 존재감이었다.
박영현은 다음타자 고승민 상대로 어이없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를 허용, 1점을 내줬다. 그것도 3구 연속 체인지업이 섞인 박영현답지 않은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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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구째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을 레이예스가 기술좋게 때렸고, 박영현의 다리 옆을 스쳐 2타점 중전 적시타가 됐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이날 롯데에서는 5⅓이닝 3실점 역투한 데이비슨을 비롯해 적시타를 친 전준우, 역전타의 레이예스, 시즌 첫승을 올린 나균안, 승리를 지켜낸 최준용-김원중 등이 밝게 빛났다.
하지만 간판타자의 결승타가 있기까지, 한태양-정보근-장두성으로 이어진 '잇몸'들의 땀방울이야말로 이날 승리를 이끈 진짜 힘이었다. 바로 '강팀'의 필수 조건, 김태형감독의 롯데가 이전과 가장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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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