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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 성영탁이 구단 역사를 새로 쓸 준비를 마쳤다.
과정이 쉽진 않았다. 성영탁은 7회 선두타자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으로 잘 돌려세웠지만, 김상수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꼬였다. 다음 타자 안현민이 3루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하는 악재까지 겹쳐 1사 1, 2루 위기에 놓였고, 이정훈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가 됐다.
프로 데뷔 후 첫 실점 위기에서 마주한 타자는 KT의 강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성영탁은 신중하되 볼카운트가 몰리지 않도록 집중해서 투구했고, 볼카운트 1B2S에서 커브를 던져 2루수 병살타로 이닝을 매듭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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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탁의 가장 큰 무기는 제구력이다. 구속이 느려도 KIA가 기대를 걸었던 이유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공의 움직임도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구속까지 빨라졌으니 더할 나위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성영탁을 조금씩 더 중요한 상황에 기용하면서 성장시키고 있다.
성영탁은 '미스터 제로'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매일 경기만 집중하다 보니까 평균자책점 0.00인지도 얼마 전에 알았다. 솔직히 무실점이 언제 깨질지 그런 생각은 없고, 한 이닝 한 이닝 내게 주어진 기회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구단 신기록에 가까워진 만큼 팬들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를 외칠 만하다.
조계현을 넘어서면 리그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데뷔전 이후 최장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 보유자는 키움 히어로즈 김인범으로 19⅔이닝이다. 2021년 8월 29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지난해 4월 26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무려 4시즌 동안 실점하지 않고 버텼다. 2위는 2002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의 18이닝, 3위는 1986년 OB 베어스 박노준의 16⅓이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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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