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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극에 달한 신경전 확대를 억누르는 제스처로 찬사를 받았다.
다저스가 투수를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에서 루 트리비노로 교체했다. 타석에는 좌타자 브라이스 존슨. 투볼에서 트리비노의 3구째 91.6마일 커터가 존슨의 왼쪽 다리를 때렸다.
두 번째 사구는 9회초 1사후에 나왔다. 다저스 우완 잭 리틀이 93마일 직구를 던져 샌디에이고의 간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왼팔을 맞혔다. 이번 시즌 타티스가 다저스 투수로부터 맞은 3번째 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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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더그아웃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고, 클레이튼 커쇼는 난간을 넘어 그라운드로 뛰어들 태세였다.
이때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던 오타니가 1루로 걸어가다 말고 더그아웃을 향해 왼손을 들어 흔들었다. 나오지 말라는 신호였다. 빈볼 시비로 제2차 벤치클리어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타니가 이를 제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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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 LA의 해설위원인 다저스의 전설적인 1루수 에릭 캐로스는 "오타니가 더그아웃을 향해 동료들에게 가만히 있으라(stay put)고 손짓을 보냅니다. 난 괜찮다는 신호군요"라며 "보세요. 저 공은 100%, 완전 100% 오타니를 맞히려고 한 겁니다. 스리볼에서 그냥 볼넷을 줄 것이라고 봤는데, 도발을 한 것이죠. 논쟁의 여지는 없습니다. 그게 다가 아니예요. (오타니의 손 제스처를 보고)바로 저거에요. 저건 제대로 된 게 아니예요. 그래서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오타니가 받아주지 않으니까)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라고 했다.
즉 오타니가 샌디에이고의 도발을 무시해 버렸다는 뜻이다. 이어 캐로스는 "이건 오타니가 완전히 다른 수준에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신비로움이죠. 다시 한 번 오타니에게 전설(legend)이 더해집니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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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1루로 돌아와서는 1루수 루이스 아라에즈와 악수를 나누며 웃는 표정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연출했다. 캐로스는 "같은 팀 선수가 그랬다면 가만있지 않았을텐데, 오타니 본인은 괜찮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를 본 일이 없습니다. 또 하나의 레전드 수준을 보여줍니다. 레전드 수준이요"라고 평가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볼넷 후 미구엘 로하스도 볼넷을 골라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상대의 폭투로 한 점을 보태 3-5로 좁힌 뒤 돌튼 러싱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