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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뜻대로 되지 않았던 수비. 그러나 천금 홈보살로 그동안의 마음 고생까지 날렸다.
성영탁이 박성한과의 승부에서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풀카운트라서 이미 주자들이 스타트를 끊었고, 코스나 주자의 움직임 등 모든 상황에서 박성한의 끝내기 안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대 반전이 일어났다. 박성한의 타구가 유독 빨랐고, 그 타구를 빠르게 잡아낸 최원준이 정확하게 홈 송구까지 이었다. SSG의 2루주자였던 에레디아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뛰었지만, 공이 사람보다 빨랐다. 최원준의 홈 송구가 정확하게 포수 김태군에게 도착하면서 아주 여유있게 에레디아를 태그 아웃시켰다. KIA의 패배를 막는 완벽한 송구였다. 물론 팀은 연장 접전 끝에 5대5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KIA 입장에서는 역전패를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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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은 "중요한 아웃카운트라 너무 좋았다. 물론 팀이 이겼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웠지만 그래도 지지 않았으니까 좋았다"며 안도했다.
사실 올 시즌 수비 실수로 인해 마음 고생이 많았던 최원준이다. 원래 내야수 출신이긴 하지만, 외야로 전향한지도 꽤 연차가 쌓였다. 그런데 올 시즌 유독 잦은 실책, 실수가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었다. 실책으로 경기 도중 교체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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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은 "잘 모르겠다. 제가 어릴때는 워낙 경험도 없고, 외야수를 한지 얼마 안돼서 불안하다, 못한다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제 자신도 이제 어느정도 경험도 있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꾸 불안한 상황들이 나오다보니까 제가 많이 위축됐던 것 같다"면서 "그래도 지금처럼 보살이 나오고 하다보면 조금 위안은 삼을 수 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 했다.
막내급 야수였을 때는 실수를 한번하면, 끝없이 자책하며 작아지기도 했지만 이제 최원준은 더이상 막내가 아니다. 후배들이 많아진만큼 실수는 빨리 떨쳐내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올해 데뷔 첫 FA를 앞두고 있는 최원준이다. 그의 슬럼프가 길어질 때마다 이범호 감독은 "원준이가 나랑 오래 하고 싶나보다"라며 농담을 던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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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즌 절반 지났다. 최원준은 자신과 타이거즈의 비상을 꿈꾼다.
그는 "이제 우리가 4위까지 올라왔다. 그래도 저희는 맨 높은 곳에서 끝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 제가 시즌 초반에 너무 잘 안되다보니까, 팀이랑 어우러져야 하는데 혼자 빠져있고 그런게 많았다. 너무 소심해지고, 혼자 조급했다. 그런데 남은 경기들은 앞에 앞장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팀이 주신 기회에 응답하는 활약을 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