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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오늘은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5월 25일 롯데전서 4⅔⅔이닝 6실점의 부진을 보인 뒤 휴식 차원에 2군을 다녀왔고 생각보다 긴 휴식 이후 지난 15일 LG전서 돌아왔지만 3⅔이닝 6안타 4실점으로 여전히 불안한 피칭을 했다.
하지만 이번 삼성전에선 초반 위기를 벗어난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오랜만에 승리한 소감을 묻자 문동주는 "이겨서 좋다. 빨리 좋은 경기 결과를 보여드려서 잠도 좀 편하게 자고 싶었는데 오늘은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팀이 좋은 경기력으로 계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나도 이번에 일조할 수 있어서 고맙고 행복한 마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최재훈에게 감사. 문동주는 "초반에 볼이 많아서 경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었는데 최재훈 선배님이 어떻게든 끌고 붙잡아 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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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투수들은 힘들어하는 대구, 삼성전에 강하다. 이날 승리로 지난 2023년 4월 6일 경기부터 삼성전 5연승에 대구에서 4연승이다. 문동주는 이날부터 대구 삼성전에만 5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평균자책점 0.94를 기록 중이다.
문동주에게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잘 모르겠다." 문동주는 그러면서 "강한 팀과 약한 팀이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것 같다"며 "강한 팀에는 자신감도 생기지만 약한 팀에겐 이겨내고 싶은 오기도 생긴다"라고 했다. 대구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를 물어보자 "'라팍'에 왔을 때 더 집중해서 던지고 공격적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면서 "삼성 타선이 쉽지 않고 주자가 깔리면 대량 실점하기 쉬운 야구장이라서 차라리 솔로홈런을 맞자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좋은 결과가 계속 따라오다 보니까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제 데뷔 첫 10승에 4승만 더하면 된다. 그러나 문동주는 10승에 대해 묻자 "해야된다"라고 했다. 그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느껴졌다. 부담되냐고 묻자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예전엔 있어도 없다고 했었는데 요즘엔 있는게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이제 데뷔 4년차인 22세의 어린 투수가 잘던져서 승리 투수가 돼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던지고 있다. 팀이 1위를 달리다보니 그 부담이 더 커진 듯. 그러나 그는 팀내 5선발이고 아직 성장해야할 유망주다. 에이스가 될 가능성이 큰 유망주이고 기회를 먼저 받았을 뿐이지 에이스가 아니다. 승리 투수가 됐는데도 크게 웃지 못하는 그의 얼굴에서 걱정이 느껴졌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