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전패' 항상 2인자인 '글로벌 슈퍼스타', 오타니에 4만5315표차 승리한 저지...생애 3번째 전체 최다 득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올스타 팬투표에서 건강한 애런 저지와 붙으면 항상 2인자였다. AP연합뉴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올스타 1차 팬투표에서 생애 세 번째로 전체 최다 득표의 주인공이 됐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적어도 2022년부터 메이저리그는 '쌍두마차'의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트렌드와 흥행의 두 축이라고 하겠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올스타 1차 팬투표에서 각 리그 최다 득표를 해 결선 투표를 거치지 않고 선발 출전 선수로 확정됐다.

MLB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지난 5일부터 4주간 실시한 1차 팬투표 최종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저지는 401만2983표를 얻어 전체 최다 득표의 주인공이 됐고, 오타니는 396만7668표로 NL 최다 득표자로 나타났다.

오타니에 4만5315표차 앞선 저지는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커리어 3번째로 양 리그 통합 올스타 최다 득표의 기록을 이어갔다. 2년 연속 최다 득표 기록은 2007~200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어 17년 만이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3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소속 리그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오타니는 2021년 투타 겸업을 본격화했음에도 아직 한 번도 올스타 득표 1위를 한 적이 없다. 아이러니컬하다. 2021년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1루수 블라디미리 게레로 주니어, 2022년에는 저지, 2023년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외야수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작년에는 저지가 각각 최다 득표를 했다. 다시 말해 오타니가 '건강한' 저지와 맞붙은 세 차례 인기투표에서 모두 패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MLB.com은 '놀랍게도 글로벌 슈퍼스타 오타니는 올스타 팬투표에서 전체 1위를 한 적이 없다'며 '다만 오타니는 올스타전 역사상 명예의 전당 회원인 데이브 오티스에 이어 지명타자로 5차례 선발출전하는 두 번째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콜로라도전에서 우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애런 저지는 타율, 안타, 출루율, 장타율, OPS, WAR에서 양 리그 통합 1위를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올시즌 첫 최다 득표를 노려봤지만, 저지의 아성은 여전히 높고 단단했다. 이날 현재 저지는 타율(0.361), 안타(108), 출루율(0.461), 장타율(0.719), OPS(1.180), bWAR(5.8), fWAR(6.1)에서 전체 선두다.

오타니는 타율 0.291(316타수 92안타), 28홈런, 52타점, 80득점, OPS 1.025를 기록 중인데, 득점이 전체 1위이고 NL에서 홈런, 장타율, OPS 1위를 달리고 있다. 적어도 타격 부문서는 오타니가 저지에 뒤진다. 게다가 오타니는 수비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타니는 최근 투수를 재개하며 본격적인 투타 겸업에 나섰다. 아직 선발투수로서 5이닝 컨디션은 아니지만, fWAR(4.1)에서 시카고 컵스 외야수 피트 크로-암스트롱(4.0)을 제치고 NL 1위로 올라섰다. 오타니는 오는 2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 투수 복귀 후 세 번째로 등판한다.

그렇다면 오타니는 왜 한 번도 최다 득표를 하지 못했을까. 이유를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타격이 뛰어난 타자들이 즐비한 지명타자라는 특수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는 지난 17일(한국시각) 다저스 이적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UPI연합뉴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7일(한국시각)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7회초 시즌 27호 솔로포를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는 지명타자를 놓고 2021년 보스턴 레드삭스 JD 마르티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요단 알바레즈와 경쟁했다. 2022년에는 1차 투표에서 당시 커리어 하이를 구가하던 알바레즈에 뒤졌다가 결선 투표에서 52%대 48%로 가까스로 이기고 선발출전했다. 2023년에는 1차 팬투표에서 AL 최다득표를 했지만, 양 리그 최다 득표자는 40홈런-70도루 이슈를 몰고 온 NL의 아쿠냐 주니어였다.

다저스로 옮긴 지난해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1루수 브라이스 하퍼가 NL 최다 득표를 하는 바람에 지명타자를 놓고 필라델피아 카일 슈와버와 2차 팬투표에서 경쟁해야 했다.

반면 저지는 2022년 AL 한 시즌 최다 홈런, 2024년 트리플크라운 페이스, 올시즌에는 5월 중순까지 4할 타율에 압도적인 OPS와 WAR로 득표에 속도를 붙였다. 특히 팬들 입장에서는 3명을 선택해야 하는 외야수에 저지를 빼기 어렵다는 점이 오타니보다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한편, 1차 팬투표에서 저지와 오타니에 이어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342만8856)와 1루수 프레디 프리먼(339만2751), 시애틀 매리너스 포수 칼 롤리(304만594), 크로-암스트롱(302만1265),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3루수 호세 라미레즈(277만7085),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루수 케텔 마르테(253만4002)가 3~8위에 랭크됐다.

1차 투표에서 각 리그 최다 득표를 한 저지와 오타니가 자동적으로 선발출전 자격이 주어졌고, 나머지 포지션 선발출전 선수는 1차 최다 득표 1,2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2차 투표를 통해 가려진다. 일종의 결선 투표다. 다만 NL 지명타자 2차 투표는 없고, AL 외야는 두 자리를 놓고 4명이 2차 투표서 경합한다. 투표 기간은 7월 1일 오전 1시부터 3일 오전 1시까지 48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어 양 리그 투수진과 백업 야수들은 메이저리그 선수들 투표와 MLB 기록 평가로 결정된다.

올해 올스타전은 95회로 7월 16일 애틀랜타의 홈구장 트루이스트파크에서 개최된다.
노재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