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시범경기를 완벽한 기록으로 마친 김범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예전 같으면 무너졌을 상황인데…"
붉은 색 KIA 타이거즈 유니폼. 오랫동안 입어온 듯 한 모습이다.
FA 이적생 김범수(31) 이야기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KIA 불펜에 스며들었다.
김범수는 2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시범경기 최종전 삼성전에서 시범경기를 완벽하게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2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시범경기. 6회말 KIA 김범수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낸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24/
시범경기에서서 보여준 위력은 대단했다. 4경기 3⅓이닝 무안타 무실점. 딱 하나의 볼넷이 출루허용의 전부다. 평균자책점과 피안타율 0에 이닝당 출루허용률이 0.30의 경이적 수치. 3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단순히 구속만 빠른 좌완 투수가 아닌 '계산 서는 베테랑'으로 완벽하게 거듭난 모습.
김범수의 가장 큰 변화는 구종의 다양화다. 과거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단순한 패턴에서 벗어나 이제는 '낙차 큰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2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시범경기. 6회말 KIA 김범수가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24/
그는 "한화 시절 (류)현진이 형과 캐치볼을 하며 커브 감각을 배웠고,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비중을 높였다"며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카운트를 잡거나 유인구로 쓸 수 있게 되니 투구에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자신의 팔 각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이 인지하지 못할 타점에서 커브가 형성된다는 점을 핵심 비결로 꼽았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재활 중인 동생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에 대한 애정도 드러났다. 한때 SNS를 통해 '김범수 삼성행' 루머가 돌았던 것에 대해 그는 "동생과 한 팀에서 뛰는 건 꿈 같은 일이지만, 지금은 KIA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캠프 중 만난 동생에게 "또 아프면 은퇴해라"라며 농담 섞인 독설을 날리면서도, "동생이 빨리 복귀할 수 있게 뒤에서 조언도 해주고 기도도 하고 있다"며 츤데레 형의 면모를 보였다.
새로운 팀 KIA의 불펜진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범수는 "혜영이(정해영), 상현이(전상현), 영탁이(성영탁) 등 어린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팀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2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시범경기. 6회말 KIA 김범수가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24/
최강으로 꼽히는 삼성 타선에 대해서도 냉철한 분석을 내놨다. "워낙 대단한 형우 선배가 합류해 더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중요한 상황에서 내가 흐름을 끊어주느냐가 관건"이라며 "내 뒤에 믿음직한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첫 단추만 잘 꿰어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도입된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에 대해서는 "투수 입장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초 줄어든 피치 클락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의 템포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KIA의 확실한 필승조로 자리매김 한 김범수.
정규 시즌 역시 이런 강력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쭉 이어갈 수 있을까. 한화가 아쉬워 할 퍼포먼스를 펼칠 듯 한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