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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5년' KIA 최저연봉 육성선수 가장 빛났다…"지명 못 받아 힘들었죠, 1군 처음 무서워"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명 못 받은 게 힘들었죠."

KIA 타이거즈 유망주 박상준은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긴장을 잔뜩 한 얼굴로 나타났다. 2022년 육성선수로 KIA에 입단한 지 5년 만에 첫 1군 콜업이었다. 3일 밤 "내일 1군에 등록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부터 긴장하고 또 긴장했다.

박상준은 1군 첫 등록 소감을 묻자 "조금 떨리고 무서웠다. 이제 1군에 처음 올라가니까 무섭더라. 살짝 기대됐는데, 무서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은 시간이 길었다. 박상준은 세광고를 졸업하고 강릉영동대로 진학해 선수 생활을 이어 갔다.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해서다. 대학을 졸업하고 육성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긴 했지만,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군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18살 때부터 인고의 시간을 묵묵히 버텨 지금까지 왔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박상준을 데려갔다. 올해 주전 1루수로 기회를 주려 했던 오선우와 박상준은 마무리캠프 내내 붙어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이 감독은 여기서 박상준의 가능성을 봤고, 1군 스프링캠프까지 데려갈지 끝까지 고민했다.

이 감독은 "(박)상준이가 수비도 생각보다 잘 움직이고, 파이팅도 있다. 스프링캠프 때도 데려가고 싶었는데, 1루수로 (오)선우랑 (윤)도현이를 먼저 생각해서 퓨처스 캠프로 보냈다"고 밝혔다.

박상준은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해 무력시위를 했다. 11경기 성적은 타율 4할3푼6리(39타수 17안타), 3홈런, 18타점이었다. 퓨처스리그 타점 1위. 1루수 경쟁을 붙이려 했던 오선우와 윤도현이 나란히 1할 타율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박상준을 굳이 외면할 이유는 없었다.

이 감독은 "방망이를 퓨처스에서도 잘 치고, 펀치력이 있다. 이럴 때 좋은 근성을 지닌 친구를 써야 한다고 판단해 올렸다. 잘해 줄 것이다. 가진 능력이 좋은 친구라. 잘해 줘야 하는 타이밍이다. 기회를 잡은 두 친구(오선우 윤도현)가 기회를 못 잡았다고 생각하면, 본인에게 큰 기회"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박상준은 곧장 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 8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간절히 기다렸던 1군 데뷔 무대. 진갑용 KIA 2군 감독이 박상준이 함평에서 광주로 떠나기 전 30분 동안 정신 교육을 시켰던 내용을 떠올렸다.

박상준은 "진갑용 감독님께서 많이 좋아하셨다. 많이 혼나기도 했고, 가르침도 많이 받았다"며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각오가 가득한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타석에서 박상준은 끈질겼다. 결과는 4타수 1안타 1삼진이었지만, 적어도 이날 라인업에 든 타자 가운데 가장 다음이 기대되는 타격을 펼쳤다. 처음 1군 투수들의 공을 직접 보는데도 좋은 선구안을 보여줬고, 5회에는 NC 선발투수 커티스 테일러의 공을 9개나 지켜보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풀카운트에서 테일러의 9구째 스위퍼는 치기 힘든 곳에 잘 들어갔다.

박상준은 "수비가 안 된다는 이미지를 지우고 싶다. 수비가 약하다는 말을 듣진 않았는데, 막상 1군에 오니까 무서울 것 같다"고 걱정했으나 큰 실수 없이 수비도 안정적으로 했다.

하지만 신예 혼자 분위기를 바꿀 수는 없었다. KIA는 0대6으로 무기력하게 패해 4연패에 빠졌다. 시즌 1승6패 최하위다. 그래도 박상준은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과 해럴드 카스트로 등 고액 연봉을 받는 주축 타자들보다 이날만큼은 훨씬 빛났다. 박상준의 올해 연봉은 프로야구선수 최저 보장액인 3000만원이다.

박상준은 1군 데뷔까지 눈물로 버틴 세월을 되돌아보며 "지명을 못 받아서 힘들었고, 솔직히 내가 행동이나 이런 것들을 제대로 못해서 그렇다고도 생각했다. 나는 대학에 갔던 게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로에 바로 안 왔던 게 지금은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어렵게 기회를 얻은 박상준은 "기회는 꼭 잡고 싶지만,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만 최대한 해보려고 한다. 진짜 뭐 더 하려고 하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고 싶다. 소소하게 출발하고 싶다. 조금씩 조금씩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덤덤하게 각오를 밝혔다.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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