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고의가 아니라는 변명은 이제 지겹다. 분명히 말해두는데, 다음번엔 때려눕히겠다."
오랜 갈등관계가 급기야 폭발했다. 친동생의 팀과 맺어진 질긴 악연 때문이다.
윌슨 콘트레라스(보스턴 레드삭스)는 7일(한국시각)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전 도중 분노가 대폭발했다.
또 밀워키전에서 투구에 맞았기 때문이다. 빅리그 데뷔 11년차 포수인 콘트레라스의 통산 몸에맞는볼은 131개. 그중 24개가 밀워키전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6개가 바로 이날 선발인 브랜든 우드러프다.
이날 콘트레라스는 무려 5번의 출루를 기록, 개인 통산 1경기 최다 출루 타이를 이록했다. 9회말 추격의 솔로포를 포함한 안타 3개, 볼넷 2개, 그리고 문제의 몸에맞는볼이다.
3회말 보스턴의 공격 때 우드러프의 93마일(약 150㎞) 싱커가 콘트레라스의 손등을 스쳤고, 콘트레라스는 격한 액션과 함께 배트를 집어던지며 우드러프와 거친 말을 주고받았다.
그라운드로 뛰쳐나온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콘트레라스의 손에 맞지 않았다'며 항의했고, 콘트레라스는 더욱 흥분해 거듭 거친 언행을 쏟아냈다. 보스턴 벤치에서도 흥분한 콘트레라스를 애써 말렸다. 비디오판독 결과 몸에맞는볼 판정은 유지됐다.
밀워키는 공교롭게도 콘트레라스의 동생인 윌리엄 콘트레라스가 주전 포수를 맡고 있는 팀이다. 사구 직후 동생이 재빨리 투수와 타자 사이로 끼어든 덕분일까. 다행히 벤치 클리어링까지 발전하진 않았다.
하지만 콘트레라스는 다음 타자 윌리어 아브레유의 내야 땅볼 때 2루로 거칠게 돌격했다. 아웃이 되긴 했지만, 콘트레라스의 발이 높았다. 밀워키 유격수 데이비드 해밀턴의 바지가 길게 찢어졌고, 또한번 거센 밀워키 측의 항의가 이어졌다.
콘트레라스는 지난 겨울 보스턴으로 이적하기전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뛸 때부터 우드러프와는 앙숙이었다.
경기 후 콘트레라스는 "그들은 항상 고의가 아니라고 한다. 변명은 지겹다. 날 또 맞추면, 그때는 쓰러뜨리겠다. 이 말은 꼭 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9회말 홈런을 친 뒤에는 밀워키 더그아웃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는가 하면, 자신의 불방망이 맹활약에 대해 "그들이 빈볼 던질 대상을 잘못 고른 것"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콘트레라스는 "오늘이 24번째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분명 밀워키 측의 악의가 담겨있다"면서 "한번만 더 맞추면, 그둘 중 하나는 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2루 충돌 상황에 대해서는 "고의가 아니다. 해밀턴은 수비가 끝난 뒤에도 베이스에 그대로 머물렀다. 내 슬라이딩은 완벽하게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머피 밀워키 감독은 "해밀턴의 수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콘트레라스가 고의로 그런 건지)영상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넌 경기에 뛰어야하는 선수'라는 얘기를 해줬다. 더이상 자세하게 말하진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래도 이날 승리한 팀은 밀워키(8대6 승리)였다. 보스턴 선발 브라이언 벨로는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지만, 우드러프는 5⅔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다. 밀워키는 올시즌 8승2패가 됐지만, 보스턴은 2승8패로 주저앉았다.
'왕년의 MVP'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4번이나 출루하며 밀워키 승리를 주도했고, 6-6으로 맞선 8회 보스턴 좌익수 로만 앤서니의 실책에 희비가 갈렸다. 마지막 순간 홈에 뛰어들어 포효한 주인공도 옐리치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