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다 내 잘못이다. 야구라는게 자꾸 패배가 쌓이는 과정에서 여러가지로 일이 꼬이기 마련이다."
6연패 늪에서 허우적대는 독수리. 엎친데덮친격으로 기회가 될 수 있었던 오심도 놓쳤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모두 내 잘못"이라고 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경문 감독은 전날 삼성 라이온즈전 9회말 상황에 대한 질문에 "결국 감독의 잘못이고 책임"이라며 속상한 속내를 드러냈다.
"감독 입장에서 아무리 1-6으로 지고 있어도 그걸 그냥 넘어갈리가 있나. 다만 벤치에선 아웃이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누굴 탓할 일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감독 잘못이다."
김경문 감독은 "원래 팀이 연패를 하다보면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나온다. 불필요한 실수가 나오게 되더다. 안될 때는 이런 것도 잘 안된다. 결국 책임은 감독이 지는 거다. 이러다보면 또 우리에게도 반등할 포인트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전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 1-6으로 뒤진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주장 채은성의 타구가 애매한 위치에 떨어졌다. 삼성 중견수 김지찬이 빠르게 전력질주, 캐치를 시도했다.
심판의 콜은 '아웃'. 하지만 김지찬의 글러브는 바닥 쪽으로 향한 상황이었고, 언뜻 거리가 모자란 듯 보였다. 원바운드 처리가 아닐까 의심하기에 충분한 정황이 있었다.
순간 채은성이 더그아웃 쪽을 바라보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하주석이나 문현빈 등 덕아웃 앞쪽에 나와있던 선수들도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이 서 있는 방향을 돌아봤다.
하지만 한화 코치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고, 채은성의 안타는 날아갔다. 한화 역시 추가적인 기회를 얻지 못하고 경기가 끝났다.
한화 입장에선 안타깝게도 방송사의 느린 그림에서 채은성의 타구는 김지찬의 글러브에 원바운드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역전 가능성이 높진 않겠지만, 비디오판독만 요청했어도 충분히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야구는 정규시즌만 144경기를 치르는 초장기 시즌 스포츠다. 더구나 6연패 위기에 처한 팀 입장에서, 흐름을 바꿀만한 반전 포인트 하나가 간절했던게 한화의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채은성의 안타는 증발했고, 한화는 2연속 스윕의 굴욕에 벤치의 책임까지 더해졌다. 김경문 감독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