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타국에서의 에이스 생활이 스텝업의 계기가 된 걸까. '전 롯데' 알렉 감보아가 생애 첫 빅리그 콜업의 감격을 누렸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6일(한국시각) 트리플A 우스터 레드삭스에서 뛰던 감보아의 빅리그 콜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곧이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합류했다.
당초 감보아의 계약에는 상향 이동 조항이 포함돼있었다. 이는 타 구단이 빅리그 콜업을 약속한 상황에서, 보스턴이 이에 걸맞는 대우를 하지 않을 경우 이적할 수 있는 조항이다. 보스턴으로선 타 구단의 찔러보기에 깜짝 놀라 콜업에 나선 것.
앞서 보스턴은 좌완투수 대니 쿨롬이 목 경련 증세로 15일 부상자 명단으로 빠진 상황. 그 빈자리를 감보아가 메우게 됐다. 일단 콜업 첫날 출전은 없었다. 하지만 감보아로선 단 한경기라도 등판하면 생애 첫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감보아에겐 기념비적인 하루다. 감보아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전체 281번)으로 LA 다저스에 지명되며 프로에 입문했다. 루키리그와 싱글A를 거쳐 2022년에는 더블A, 2023년에는 트리플A로 승격됐다.
하지만 2025년초까지 7년간 뛰면서 단 한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2022년 88⅓이닝이 한국에 오기전 최다 이닝이었다.
2025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부상으로 빠진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감보아를 택한 것. 감보아는 1년 총액 33만 달러에 롯데에 입단했다.
첫 선발 등판 경기였던 5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 당시 셋업포지션 때의 이른바 '인사' 루틴을 공략당하며 삼중도루를 허용하는 등 고전 끝에 패했다. 하지만 150㎞ 중후반의 직구 구위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았다.
이후 6월 3일 키움전을 시작으로 올스타브레이크전까지 선발 6연승을 질주하며 롯데 상승세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전반기 성적이 7경기 6승1패 42⅔이닝, 평균자책점 2.11이었다. 탈삼진 45개도 인상적이었다.
이를 6월 월간 MVP까지 거머쥐었다. 대체 외인의 월간 MVP는 역대 2번째였지만, 윌리엄 쿠에바스처럼 '컴백'이 아닌 순수 대체 외인으로 월간 MVP를 차지한 첫번째 선수라는 영광까지 안았다. 특히 ABS(자동볼판정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하며 좋은 활약을 펼친 점이 호평받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부진에 빠졌다. 직구 일변도의 투구패턴과 밋밋한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공략당했고, 여기에 많은 이닝을 경험하지 못한 탓에 후반기 들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9월에는 6이닝을 채우기도 버거운 투수로 주저앉았다. 결국 최종 성적 7승8패, 평균자책점 3.58에 그쳤다.
어찌 됐든 감보아로선 롯데에서의 경험이 커리어 업그레이드의 중요한 기로가 된 셈이다. 한국 무대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미국에서도 인정받은 모양새다.
올시즌 감보아의 직구 평균 구속은 94.6마일(약 152㎞)에 달했다. 헛스윙 비율이 20%에 달할 만큼 트리플A 무대에선 선발투수로도 충분히 검증된 구위를 과시했다. 올시즌 성적은 3경기 등판, 1승1패 평균자책점 6.23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