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빅리그로 불러올리기 위한 사전 포석인가.
원소속팀 LG 트윈스의 복귀 요청을 정중히 거절한 고우석이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꺼져 가던 메이저리그 데뷔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구단은 9일(이하 한국시각) 고우석을 더블A 이리 시울브스에서 트리플A 톨레도 머드헨스로 이관했다고 발표했다. 트리플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가 지난 4월 9일 더블A로 강등된 지 한 달 만에 톨레도 동료들을 다시 만난 것이다.
더블A에서 연일 호투한 덕분이다. 8경기에서 13⅔이닝을 던져 5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삼진 22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막아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다. 더블A는 고우석에겐 너무도 낮은 무대였다. 탈삼진율이 44.9%에 달했고, 피안타율 0.109, WHIP 0.51을 올렸다.
고우석은 이날 트리플A에 올라서자마자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 피프스서드필드에서 열린 멤피스 레드버즈(세인트루이스 산하)와의 홈경기에 구원등판해 3이닝 동안 1안타와 1볼넷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는 역투를 펼쳤다. 톨레도는 10대4로 승리했다.
11타자를 상대해 48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 27개를 꽂았다.
19개를 던진 포심 패스트볼 스피드는 최고 94.6마일, 평균 93.7마일을 나타냈다. 트리플A 경기에서는 고우석의 올시즌 최고 스피드가 나왔다. 종전 기록은 지난 4월 3일 시라큐스 메츠(뉴욕 메츠 산하)전서 나온 94.5마일. 평균 스피드 역시 시즌 평균(93.3마일)을 웃돌았다.
이밖에 커터 14개, 커브 10개, 스플리터 5개를 각각 구사했다. 다만 탈삼진 능력을 높이려면 헛스윙 유도 비율(Whiffs%)이 높아야 한다. 이날 고우석의 헛스윙 유도 비율은 21개 중 4개로 19%에 불과했다.
고우석은 9-3으로 앞선 6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좌타자 레오 버날을 80마일 바깥쪽 커브로 유격수 땅볼로 제압하며 트리플A 복귀 신고를 한 고우석은 블라이 마드리스에 볼넷을 내줬지만, 넬슨 벨라스케스와 맷 코퍼니악을 각각 1루수 뜬공, 중견수 뜬공을 처리하고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7회에는 선두 미구엘 비야로엘을 5구째 94.5마일 묵직한 직구를 몸쪽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브라이언 토레스를 투볼에서 3구째 94.6마일 직구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과감하게 꽂아 유격수 직선타로 막아냈다. 102마일의 속도로 날아간 공이 유격수 폴 데용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좌타자 콜튼 레드베터는 4구째 94.5마일 낮은 직구로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10-3으로 사실상 승부가 갈린 8회에는 2사후 버날에게 우측으로 2루타를 허용했으나, 마드리스를 3루수 뜬공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고우석이 트리플A에 복귀한 건 결국 디트로이트가 빅리그 자원으로 한 번 더 테스트하겠다는 의미다. 일단 승격한 날 최고의 피칭을 펼친 만큼 디트로이트 빅리그 관계자들이 계속해서 주시할 가능성이 높다.
태릭 스쿠벌, 저스틴 벌랜더, 케이시 마이즈 등 주력 선발투수들과 윌 베스트, 코너 시볼드 등 불펜투수들이 대거 부상을 입은 디트로이트는 불펜 소모가 커졌다. 최근 13경기에서 4승9패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동안 팀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20위.
불펜 뎁스가 필요하다. 만약 고우석을 올리더라도 셋업맨으로 쓸 생각은 없겠지만,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한 경기에서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하는 롱릴리프 가능성이 엿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