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O리그에서 '역수출 신화'를 쓰며 화려하게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팀의 승리 속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완벽했던 다른 불펜진과 달리 홀로 실점을 허용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는 11일(한국 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6대3으로 승리했다. 이날 디트로이트는 6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불펜 데이'를 가동해 승리를 따냈지만, 앤더슨에게는 상처뿐인 하루였다.
이날 디트로이트 마운드는 철벽 그 자체였다. 브레넌 하니피를 시작으로 브랜트 허터,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카일 피네건, 켄리 잰슨까지 등판한 대부분의 투수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단 한 명, 앤더슨만이 캔자스시티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3회말 마운드에 오른 앤더슨은 시작부터 요동쳤다. 선두 타자 마이켈 가르시아에게 2루타를 내준 것을 시작으로 바비 위트 주니어의 안타, 비니 파스콴티노의 적시타가 연달아 터지며 순식간에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 카터 젠슨에게 희생플라이까지 내주며 스코어는 3-2까지 좁혀졌다.
위기는 4회에도 계속됐다. 선두 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한 앤더슨은 후속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다시 만난 가르시아에게 동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결국 2이닝 동안 3실점(3자책)을 기록한 앤더슨은 이번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5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앤더슨의 이번 부진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그가 KBO리그를 평정하고 온 '에이스'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SSG 랜더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앤더슨은 최고 159㎞의 강속구를 앞세워 2025시즌 30경기 171⅔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2.25 245탈삼진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남겼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디트로이트와 1년 보장 700만 달러(약 103억 원)의 '잭팟' 계약을 체결하며 빅리그에 재입성했다. 시범경기에서도 6경기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하며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의 벽은 높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4.79였던 평균자책점은 5.56까지 치솟았다. 2이닝 동안 무려 5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으로 고전하는 모습은 KBO 시절의 압도적인 위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이날 가르시아에게 허용한 동점타처럼 한복판으로 몰리는 변화구 제어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