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35일만의 홈런포 가동. 오지환이 5월의 대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오지환은 1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8회말 쐐기포를 쏘아올리며 LG 트윈스의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과 땅볼로 귀중한 2타점을 올린 덕분이다.
2022~2023시즌 2년 연속 골든글러브에 빛나는 오지환이다. LG에게 29년만의 우승을 안기며 한국시리즈 MVP까지 거머쥔 원클럽맨 전설이다.
이후 2년은 오지환답지 않은 시즌의 연속이었다. '철인'답지 않은 부상까지 겹쳤다. 시즌전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되새기며 "내 힘으로 한 우승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씁쓸하게 되새겼다.
올시즌에도 시작은 좋지 못했다. 현재 실책 7개로 제리드 데일(KIA 타이거즈) 천성호(LG)와 함께 이부문 공동 1위다. 여전히 해설들의 감탄을 이끌어내는 호수비 명장면 제조기지만, 한편으론 컨디션이 좋지않은 와중에 3경기 연속 실책을 범하는 등 아쉬운 모습도 있었다.
타격 역시 "올해 다시 20홈런도 치고, 골든글러브도 되찾을 것"이라는 염경엽 LG 감독의 격려섞인 채찍질 속에도 좀처럼 우승 시즌 같은 힘을 되찾지 못했다.
하지만 모처럼의 홈런포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오지환으로선 4월 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35일만에 맛본 손맛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5월의 절반 가량이 지난 지금, 월간 3할4리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2를 기록중이다. 타율이 다소 낮더라도 강렬한 파워로 장타를 생산하며 존재감을 뽐내던 원래의 오지환이 돌아온 듯한 모습이다.
사실 유격수는 많은 운동능력을 필요로 하고, 체력 소모가 심한 포지션이다. 1990년생인 오지환은 노쇠화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함께 세계청소년대회를 제패하고,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이른바 '90년생 유격수 4인방' 중 안치홍과 허경민은 프로 입문 직후 각각 2루와 3루로 자리를 옮겼고, 김상수 역시 KT 이적 후 2루로 이동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크했던 또다른 동갑내기 천재 유격수 이학주는 이미 은퇴했다. 아직까지 고고하게 주전 유격수를 지키고 있는 선수는 오지환 한명 뿐이다.
때문에 염경엽 LG 감독은 좌익수 등 오지환의 포지션 이동 가능성을 언급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오지환은 그답지 않게 발끈했다. 그는 "전혀 논의해본적 없는 일이다. 아직 난 유격수고, 다른 포지션으로의 이동은 생각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자신감을 보여준 만큼, 이제 결과로 증명해야한다. 오지환 홍창기 임찬규 등 그간 팀을 이끌어온 베테랑들의 부진 속에도 LG는 2위를 지키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이들만 제몫을 해주면 언제든 KT를 제치고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염경엽 감독은 신년회에서 '부상만 없으면'이란 전제로 우승을 자신하기도 했다. 손주영 유영찬 치리노스 등 부상자가 늘어나며 쉽지 않은 상황이 됐지만, 아직 100경기 넘게 남은 지금까진 LG가 우승후보 1순위다. 오지환이 보여줄 반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