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팀을 대표하는 외국인 에이스들의 진검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현실은 허무한 '퇴장'이었다.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가 홈런 5개를 연달아 쏘아올리며 LG 마운드를 말 그대로 초토화시킨 하루였다.
LG의 선발투수는 앤더스 톨허스트, KIA는 애덤 올러였다. 말 그대로 양팀을 대표하는 최고 투수들의 맞대결 구도.
LG는 1회초 리드오프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득점 기회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어진 1회말 KIA 공격에서 태풍이 몰아쳤다.
톨허스트는 KIA 선두타자 박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2번타자 박상준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컷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 너머 비거리 138.7m의 초대형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구 속도가 무려 184.7㎞에 달했다. 2022년 육성선수로 입단, 올해로 데뷔 5년차를 맞이한 박상준의 1군 무대 첫 홈런이다.
KIA의 다음 타자는 올시즌 홈런 1위를 질주중인 김도영. 천하의 톨허스트도 긴장한 걸까. 초구 150㎞ 직구가 그대로 김도영의 머리 쪽으로 날아갔다.
김도영이 순간 흠칫하면서 몸을 움츠린 덕분에 공은 헬멧 챙에 맞고 떨어졌다. 하지만 깜짝 놀란 김도영이 엉덩방아를 찧기엔 충분한 상황. 김도영은 순간 욱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지만, 추가적인 감정 표현 없이 그대로 1루로 걸어나갔다.
규정상 헤드샷 사구가 직구로 판단될 경우 자동 퇴장이다. 톨허스트는 당황한 얼굴로 마운드 위를 서성거렸지만, 심판진은 톨허스트의 퇴장을 결정했다.
사실상 이날 경기가 허무하게 끝난 순간이었다. 급하게 등장한 LG 김윤식은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분위기를 바꾸는듯 했다.
하지만 4회말 LG의 3번째 투수 배재준을 상대로 나성범의 투런포-김호령의 백투백 홈런이 터졌다. 이어 6회말에는 박민이 백승현을 상대로 3점홈런, 아데를린이 조건희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추가했다. 7회말에는 김호령의 두번째 홈런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 호랑이의 포효가 LG 마운드를 초토화시킨 하루였다.
반면 KIA 선발 올러는 6회까지 4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올해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고비 때마다 삼진을 낚아올리며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았다. 투구수 106개로 한국 무대 진출 이후 개인 최다 투구수도 기록했다. KIA는 잔칫집, LG는 고구마 같은 흐름의 연속이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