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43경기를 치르면서 두 달도 안돼 '28패'가 쌓였다. 승률 0.333. B클래스(6개팀 중 4~6위) 탈출을 노리는 주니치 드래곤즈가 힘 없이 추락한다. 20일 한신 타이거즈와 고시엔 원정경기를 내줘 3연패에 빠졌다. 지난 10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홈경기부터 9경기에서 1승(1무7패)에 그쳤다. 센트럴리그를 넘어 양 리그 전체 꼴찌다. 센트럴, 퍼시픽리그 12개팀 중 유일하게 3할대 승률에 머물고 있다.
지더라도 납득이 되는 결과라면 상처가 깊지 않다. 금방 툭툭 털고 일어설 수 있다. 패배가 익숙한 꼴찌팀이라고 해도, 특히 뼈아픈 패배가 있다. 20일 한신전이 그랬다.
기분 좋게 출발했다. 1회초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볼넷에서 이어진 1사 2루. 3번 이타야마 유타로가 적시타를 쳤다. 1-0. 2회 2사후 9번-투수 카일 뮬러가 중전안타, 1번 무라마쓰 가이토가 4구를 골랐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 2번 야마모토 야스히로가 좌중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4-0으로 앞선 6회초, 선발투수 뮬러가 홈런까지 때렸다. 풀카운트에서 한신 우완 이쓰게로 유야가 던진 한가운데 직구를 좌월 2점 홈런으로 만들었다. 지명타자가 없는 센트럴리그에서 뮬러가 때린 첫 홈런이다. 6-0. 이어 7회초 4안타를 몰아쳐 1점을 추가했다.
7-0. 이쯤 되면 승패가 결정됐다고 봐야 한다. 더그아웃의 양 팀 코칭스태프도 다음 경기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야구 모른다. 누구도 예상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 한신이 다 넘어간 줄 알았던 흐름을 뒤집어졌다. 숨죽이고 있던 타선이 7회말 무실
점 호투를 이어가던 뮬러 공략에 성공했다. 5안타를 집중시키며 뮬러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고 4점을 따라갔다. 8회말 5안타를 몰아쳐 3점을 냈다. 7-7.
9회말 선두타자 3번 모리시타 쇼타가 얼이 빠진 주니치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클러치 히터답게 풀카운트에서 좌월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상대 우완 마키노 겐신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꽂은 시속 147km 직구를 받아쳤다.
8대7.
4만2590명이 입장한 고시엔구장에 환호와 비명이 쏟아졌다. 경기 시작 3시간 33분 만에 마침표가 찍혔다. 주니치와 한신 선수, 코칭스태프, 팬들이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경기로 남을 것 같다.
주니치의 이노우에 가즈키 감독(55)은 취재진 앞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기자회견을 거부한 적이 없는데, 오늘은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라고 말하고 돌아섰다. 주니치의 내상이 클 것 같다.
KBO리그에선 19~20일,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에 9회말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키움 김웅빈이 고척돔 홈팬 앞에서 이틀 연속 홈런
과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 SSG 마무리 투수 조병현이 이틀 연속 고개를 떨궜다. SSG 이숭용 감독의 마음이 이노우에 감독과 비슷했을 것 같다.
뭐든 끝까지 가봐야 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