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기다림 끝에 터진 감격의 첫 승이었다. KIA 타이거즈 선발 김태형이 데뷔 2년 만에 인생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승리 직후에는 이범호 감독의 꽃다발, 대투수 양현종의 진심 어린 조언, 동료들의 뜨거운 물세례까지 더해지며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완성했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상대 선발은 KBO 최고 강속구 투수 안우진이었다. 쉽지 않은 매치업이었지만 김태형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포수 미트만 보고 자신의 공을 자신 있게 던졌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김태형은 6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노히트 투구를 펼치며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완성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까지 찍혔고, 빠른 승부와 과감한 몸쪽 승부가 키움 타선을 완전히 묶어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마운드 위 태도였다.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았고, 위기 상황에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6회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김태형은 야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의 첫 승이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9회 순간적인 위기가 있었지만 KIA 필승조는 끝내 김태형의 첫 승을 지켜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간 직후 고척 그라운드는 축하 분위기로 물들었다.
가장 먼저 김태형에게 다가온 사람은 이범호 감독이었다. 활짝 웃으며 꽃다발을 건넨 이범호 감독은 어린 투수의 역사적인 첫 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동걸 투수코치 역시 김태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여기에 KIA의 정신적 지주 양현종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었다. 통산 189승을 쌓아 올린 대투수 양현종은 등판을 마친 김태형에게 차분하게 조언을 건네며 긴장을 풀어줬다. 결과보다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지라는 선배의 한마디는 이날 김태형의 완벽투로 이어졌다.
방송 인터뷰까지 마친 뒤 김태형은 운명의 순간을 받아들였다. 스파이크를 벗은 채 그라운드에 선 김태형을 향해 투수조 동료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준비한 물세례가 쏟아졌고, 김태형은 흠뻑 젖은 채 그라운드에 누워 생애 첫 승의 기쁨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마지막 장면도 완벽했다. 온몸이 젖은 상태에서도 김태형은 끝까지 3루 관중석을 떠나지 않은 KIA 팬들을 향해 손하트와 인사를 보냈다. 팬들은 큰 함성으로 어린 투수의 첫 승을 축하했다.
안우진과의 맞대결, 6이닝 노히트 인생투, 감독의 꽃다발, 양현종의 진심 어린 조언, 그리고 동료들의 뜨거운 물세례까지. 2026년 5월 26일 고척스카이돔은 김태형에게 평생 잊지 못할 야구 인생 최고의 하루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