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넘어갈 줄 알았는데 안 넘어갔네요"
부진 속에서도 배트를 놓지 않았던 슈퍼스타 김도영이 결국 가장 결정적인 순간 고척돔을 뜨겁게 달궜다. 담장을 직격한 시원한 싹쓸이 장타 한 방. KIA 타이거즈의 4연승 중심에는 끝까지 자신을 믿고 버틴 김도영이 있었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경기 전까지 김도영은 최근 10경기 타율 2할2푼2리(36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다소 주춤했다. 지난 주말 광주 SSG전 스윕 과정에서도 3연전 1안타에 그치며 중심 타자로서 활약하지 못했다.
잠깐의 부진. 김도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 경기 전부터 쉼 없이 배트를 돌렸고, 이범호 감독 역시 그런 김도영을 누구보다 안쓰러워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훈련을 멈추지 않는 슈퍼스타를 향한 믿음은 변함이 없었다.
이날도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3번 타순에 배치했다. 그리고 김도영은 감독의 믿음에 결정적인 한 방으로 답했다.
1회 안우진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김도영은 팽팽하던 흐름 속에서 결국 해결사 본능을 보여줬다.
KIA가 2-0으로 앞선 7회. 2사 만루 절호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키움 김성진의 2구째 144㎞ 몸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까지 기대할 수 있었던 타구는 좌측 담장을 강하게 직격했다.
김도영은 타구가 펜스를 맞고 떨어지는 걸 확인하자마자 전력 질주해 2루까지 파고들었다. 그사이 주자 세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순식간에 승부를 사실상 끝내는 싹쓸이 적시 2루타였다.
고척돔을 가득 메운 KIA 팬들도 열광했다. 최근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컸던 김도영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KIA 더그아웃 역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슈퍼스타는 결국 가장 필요한 순간 팀을 구해냈다.
경기 막판에는 수비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9회 1사 이후 여동욱의 땅볼 타구를 김도영이 처리하지 못하며 위기가 시작됐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김도영 입장에서는 충분히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이어 김건희의 2타점 2루타까지 나오며 KIA는 5-2까지 추격당했다.
하지만 김도영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계속된 1사 2,3루 위기에서 대타 전태현의 땅볼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홈으로 송구했고, 런다운 상황 속 포수 김태군이 여동욱을 태그 아웃시켰다. 이어 2루까지 뛰던 전태현까지 잡아내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비디오 판독 끝에 더블 아웃이 유지되자 김도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타격 부진 속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던 시간, 그리고 9회 아쉬움을 스스로 만회해낸 집중력이 모두 담긴 순간이었다.
최근 흔들리던 슈퍼스타는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고척돔 담장을 때린 김도영의 시원한 싹쓸이 적시타는 KIA의 4연승을 완성한 결정적 한 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