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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거면 완벽하게 몸 만들고 나오지'…'159㎞' 안우진, 물집으로 또 4이닝 교체→연이은 부상에 신뢰마저 '흔들'

입력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이닝을 마친 키움 선발 안우진.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이닝을 마친 키움 선발 안우진.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전광판에 찍힌 최고 159㎞라는 숫자는 화려했다. 관중석에 집결한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감탄사도 자아냈다. 하지만 냉정하게 프로의 세계에서 선발 투수의 가치는 전광판 구속이 아닌 '이닝'으로 말한다. 이두근 부상을 털고 11일 만에 돌아온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27)이 또다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번에는 손가락 물집이다. 화려한 구위 뒤에 가려진 잔인한 '내구성 부재'에 에이스를 향한 신뢰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안우진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겉보기엔 완벽한 짠물 투구였지만,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단 61구만 던지고 자진 하차했다. 4회 등판을 마치고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물집이 잡혔다는 게 이유다. 이로써 안우진은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고, 에이스가 남겨둔 5이닝의 과부하는 고스란히 불펜진의 몫으로 전가됐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마운드에 오른 키움 선발 안우진.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마운드에 오른 키움 선발 안우진.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이날 고척돔에는 오클랜드, 시카고 컵스, 토론토, LA 다저스, 텍사스 등 5개 구단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집결했다. 안우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54㎞, 최고 구속은 159㎞까지 찍혔다. 슬라이더 역시 149㎞를 마크하며 KIA 타선을 힘으로 찍어 누른 것은 사실이다. 2회 무사 1, 2루 위기를 삼진과 범타로 지워버리는 클래스도 보여줬다.

하지만 야구 유망주가 아닌 팀의 에이스라면 평가 기준은 달라야 한다.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 투구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 어떤 화려한 구속을 찍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경기 전 설종진 감독은 5~6이닝, 85구에서 90구 미만으로 투구 수를 채우게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안우진은 4이닝 만에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현장과 팬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좀 더 몸을 완벽하게 가다듬고 나왔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우진은 불과 12일 전인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오른쪽 이두근 불편함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올랐던 선수다. 미세 염좌 진단을 받고 단 11일 만에 급하게 1군 마운드에 복귀시켰는데, 돌아오자마자 또 다른 부상 부위를 노출하며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키움 안우진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키움 안우진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강하게 공을 채는 파이어볼러의 특성상 물집은 흔한 부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두근 통증을 신경 쓰다 손끝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 물집이 잡힌 것이라면, 결국 복귀를 위한 신체 밸런스와 빌드업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마운드에 올랐다는 방증이다.

물집 부상이 발생하면 새살이 돋아 단단해질 때까지 최소 한 턴 이상은 강제 휴식을 취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안우진의 다음 등판은 또다시 미뤄지고, 팀 선발 로테이션은 다시 구멍이 날 판이다. 나올 때마다 매번 새로운 부상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수에 대한 벤치와 동료들의 믿음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마운드에 오른 키움 선발 안우진.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마운드에 오른 키움 선발 안우진.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안우진은 지난 2023년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후 복귀 과정에서는 어깨 부상으로 2026 WBC 출전 기회까지 날렸다. 그리고 올 시즌 철저한 이닝 관리 속에서도 7경기 25이닝(평균자책점 2.25)을 소화하는 동안 벌써 이두근 통증과 손가락 물집으로 두 차례나 제동이 걸렸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마운드에 오른 키움 선발 안우진.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1회 마운드에 오른 키움 선발 안우진.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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