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규정에 따라 야간 추가 훈련을 허가하지 못했다."
서울시설공단이 키움 히어로즈의 특타 훈련을 막은 '소등 갑질 논란'과 관련해 해명에 나섰다.
공단은 27일 "그동안 키움 선수단의 경기 후 추가 훈련과 관련해 경기장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 통상적으로 최소 하루 전, 키움 측의 사전 요청을 받아 훈련을 허가해 왔다. 어제(26일)의 경우 키움 측의 요청이 당일에 접수돼 규정에 따라 야간 추가 훈련을 허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2대5로 패한 뒤 특타를 진행하고자 했다. KIA 선발투수 김태형을 상대로 6이닝 동안 안타를 단 하나도 뺏지 못할 정도로 키움 타자들은 극심한 빈타에 시달렸다. 게다가 최하위로 추락했으니 분위기 쇄신과 반등을 위한 특타 진행은 당연해 보였다.
오후 9시 21분 경기 종료 직후 그라운드에 배팅 케이지가 다시 설치됐고, 키움 선수들은 하나둘 배트를 들고 더그아웃으로 나왔다. 20~30분 정도 특타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특타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고척돔 조명이 일제히 꺼졌다. 서울시설공단에서 특타를 허락하지 않은 것. KIA 선수단이 사용하는 3루에서 경기 직후 수훈선수 인터뷰가 진행 중이었는데도 조명을 다 꺼버릴 정도로 특타를 막고자 하는 공단의 의지가 강력했다.
고척돔을 제외한 어떤 구장에서도 경기 후 특타를 진행한다는 이유로 조명을 꺼버리는 일은 없다.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물러나자 그제야 공단은 조명을 다시 켜고 그라운드 정비를 시작했다. 구단과 기싸움을 하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장면이었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현재 고척스카이돔은 일일 대관 신청을 해서 사용하고 있다. 한 달 전에 대관 신청서를 제출하는데, 경기 종료 시점을 알 수 없어 넉넉하게 오후 11시까지는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청하고 있다. 6~7회쯤 공단에 경기 후 특타를 위한 경기장 사용을 요청했다. 공단에서는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기에 불가하다고 했지만, 경기가 일찍 끝나서 잠깐 진행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공단 관계자가 나와서 소등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공단 측은 최소 하루 전에는 추가 사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특타 훈련 계획을 하루 전부터 잡는 구단은 거의 없다. 전날 팀 장단 10안타를 몰아치고도 다음 날이면 무안타에 그칠 수도 있는 게 야구다.
공단은 "앞으로도 키움 측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며 경기장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선수단이 원활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경기장 사용을 적극 지원하 나가겠다"고 개선 의지를 보였다.
전날 갑질 논란으로 공단 직원이 지난해 11월 한국야구대표팀이 일본과 평가전을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에서 소집 훈련을 했을 당시 지인을 더그아웃으로 대동해 물의를 일으켰던 사실이 재조명됐다. 이들은 훈련 중인 대표팀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하고 사진 촬영까지 요구해 당시 큰 문제가 됐다.
공단은 "지난해 11월 한국야구대표팀 소집 훈련 당시 공단 직원 1명이 지인을 동반해 더그아웃에 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공단은 자체 조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12월 관련 직원에게 신분상 경고 조치를 취했다. 아울러 소속 부서에는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 및 방문자 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서울시설공단은 앞으로도 고척스카이돔이 안전하고 편리한 시설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