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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치명적 '급발진' → 8년만의 '월간 46안타' 대기록 도전 물거품…'싱글벙글' 더그아웃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고척포커스]

입력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4회초 최원준이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8/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4회초 최원준이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8/
예약됐던 자신의 마지막 타석이 사라진 순간, 탄식하는 최원준. 사진출처=SBS스포츠, Tving 방송 캡쳐
예약됐던 자신의 마지막 타석이 사라진 순간, 탄식하는 최원준. 사진출처=SBS스포츠, Tving 방송 캡쳐
9회초 마지막 타석이 무산되고, 대기타석에서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는 최원준. 월간 '45안타'로 5월을 끝맺는 순간. 사진출처=SBS스포츠, Tving 캡쳐
9회초 마지막 타석이 무산되고, 대기타석에서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는 최원준. 월간 '45안타'로 5월을 끝맺는 순간. 사진출처=SBS스포츠, Tving 캡쳐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 안타로, 주루사만 나오지 않는다면…"

대체 왜 뛰었을까. KBO리그 전체로 따져도 8년만의 대기록 도전이 허무하게 무산됐다. 생애 최고의 한달을 보내던 동료는 도전할 기회조차 놓쳐버렸다.

잘못된 선택 하나가 지켜보던 모든 이들의 탄식을 불렀다. 지난달 31일 고척스카이돔.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주말시리즈 3차전. KT가 5-0으로 앞선 8회초 2아웃 1루. 대주자 장진혁의 2루 도루가 실패한 순간이었다.

승리 계산을 이미 마친 사령탑은 주전, 베테랑들을 교체하고 뒷문 단속에 초점을 맞췄다. 야구팬들은 보기드문 대기록, 혹은 그 무산의 아쉬움을 삼킬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데뷔 11년차 최원준은 기분좋은 떨림과 함께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조용히 장갑을 조였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한순간의 '급발진'에 산산조각 났다. 5월의 마지막날, 5월의 첫 스윕을 앞둔 달콤함에 취했던 걸까.

2사 후 KT 베테랑 김상수가 안타로 출루했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이 안타로, 김상수가 주루사만 당하지 않는다면 다음이닝 최원준의 (마지막)타석이 예약됐다"며 안내하는 베테랑 중계진의 목소리도 떨리고 있었다.

김상수의 안타 직후 자신의 다음 타석을 준비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최원준. 사진출처=SBS스포츠, Tving 방송 캡쳐
김상수의 안타 직후 자신의 다음 타석을 준비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최원준. 사진출처=SBS스포츠, Tving 방송 캡쳐

벤치는 김상수 대신 장진혁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여기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단 2구만에, 대주자가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된 것. "2루에, 태그아웃!"을 외친 중계진도 직후 뒤따른 짧은 침묵을 메우지 못했다. 더그아웃 한 구석에서 "아 뭐야!"하는 탄식과 비명이 터졌다고 한들, 누가 탓할 수 있으랴.

'예약됐던' 최원준의 타석이 다시 '불투명'하게 바뀌었고, 그 타석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9회초 2아웃, 팀의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9번타자' 권동진만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최원준의 5월은 타율 4할5푼(100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27으로 마감됐다. 호타준족형 교타자인 그답지 않게 하루 2홈런, 만루홈런까지 때려낸 말 그대로 '불타는 방망이' 그 자체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2018년 6월,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기록한 월간 46안타 기록에 단 한걸음 앞에서 멈춰섰다. 이날 경기에서도 첫 타석 2루타, 5회초 우전안타를 치며 날이 선 최원준의 배트는 이미 1997 한화 강석천부터 2024년 키움 도슨에 이르는 7명의 '44안타' 라이벌들을 모두 제친 뒤였다.

경기전 팀동료들과 소속팀 관계자들에게도 대기록 도전에 임하는 의지를 다진 그다. 하지만 최원준의 발걸음은 '역대 2위' 45안타에서 멈춰섰다.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무사 1루 최원준이 안타를 친 후 달려나가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5.31/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무사 1루 최원준이 안타를 친 후 달려나가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5.31/

9회초를 책임진 키움 투수는 좌완투수 윤석원. 어쩌면 최원준까지 겨냥한 한수였을까. 그렇다한들 올시즌 우투수 상대로 3할5푼8리, 좌투수 상대로 4할2푼2리를 기록중인 최원준이다. 고의4구가 아닌 이상, 부상으로 빠진 안우진이 돌아온다 해도 범타를 장담할 수 없는, 한화 이글스 강백호와 더불어 올해 5월 최고의 타자였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다. 수치로 가늠할 수 없는 '임팩트'도 중요하지만, 남들에게 없는 대기록(타이 또는 신기록) 여부는 투표의 향방을 예상치 못한 곳으로 돌려놓기도 한다.

강백호나 KIA 타이거즈 황동하와의 5월 월간 MVP 다툼, 향후 KBO 시상식이나 골든글러브, 더 나아가 최원준의 커리어를 가늠하는데 있어 한줄 남았을지도 모를 대기록은, 그렇게 도전조차 하지 못하고 날아갔다.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김상수의 내야땅볼에 역전 득점에 성공한 최원준이 이강철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8/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김상수의 내야땅볼에 역전 득점에 성공한 최원준이 이강철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8/

최원준은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2016년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KIA 시절부터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지만, 자기 자리가 주어지기보단 내외야를 오가며 빈틈을 메우기 바빴다. 발이 빠르다는 이유로 낯선 중견수를 맡아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던 시간도 있었다.

3할타자로 자리잡는가 싶더니 다시 부진에 빠졌고, NC 다이노스로의 트레이드까지 경험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4년 48억원의 FA 이적, 과대평가와 오버페이라는 폭풍 비난을 이겨내며 혹독하게 준비한 지난 겨울. 3번째 유니폼, 그리고 이강철 KT 감독의 뜨거운 신뢰를 입고 드라마처럼 부활한 최원준이다. 4월의 상승세를 타고 날아올라 최고의 5월을 만끽했다.

그 대망의 마무리가 허무하게 꺼졌다. 야구는 14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이라지만, 지금 이순간 누가 그 실망감을 헤아릴 수 있을까.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선두타자 최원준이 2루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5.31/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선두타자 최원준이 2루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5.31/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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