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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피딱지' KIA 19살 막내의 투지, 팀 굴욕 막은 첫걸음…"기회 정말 소중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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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2사 1,2루 KIA 김민규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질주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2사 1,2루 KIA 김민규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질주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기회들이 정말 소중하거든요."

KIA 타이거즈 신인 외야수 김민규는 지난달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소중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0-12로 끌려가던 6회초 1사 후 김호령 타석에 김민규가 대타로 나섰다. 초반부터 너무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다 보니 일찍부터 주전들을 대거 교체하며 사실상 백기를 든 상태였다.

김민규는 LG 아시아쿼터 좌완 라클란 웰스의 공을 타석에서 처음 봤다. 초구 직구를 지켜본 뒤 2구 체인지업은 파울, 3구째 직구에 헛스윙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웰스는 '아시아쿼터'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는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였다. 아시아쿼터 중에서도 특급이다. 웰스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1.79다.

2번째 타석은 사실 훨씬 부담스러웠다. LG 장현식이 마운드에 오른 가운데 2사 후 박민과 박정우가 연속 안타를 쳐 1, 2루 기회로 연결했다.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에 선 김민규는 초구 슬라이더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낮게 형성된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1군 데뷔 3타석 만에 첫 안타와 타점을 모두 기록, KIA의 영패 굴욕을 막내가 막았다.

김민규는 "고척에서 첫 타석(지난달 27일 키움전)에 들어갔을 때는 아드레날린도 분비되고 그래서인지 공이 사실 정말 잘 보였다. 공이 너무 잘 보였는데, 비록 결과는 삼진이었지만 그래도 과감하게 투수와 싸웠던 나를 칭찬해 주고 싶었다. 다음 타석부터는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잠실에서 첫 타석도 삼진이었다. 확실히 '1군 선수들, 또 평균자책점 1점대인 아시아쿼터 외국인은 이 정도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되돌아봤다.

기다렸던 첫 안타가 나왔을 때는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김민규는 "다시 한번 타석이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했다. 마침내 내게 2번째 타석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는데, 오히려 더 과감하게 늦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런 노림수를 갖고 쳤더니 결과가 좋았다. 팀이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안타를 쳐도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다음에 내가 안타를 친다면 나 덕분에 팀이 이길 수 있는 타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규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6년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가 강점으로 뽑혔다. 타고난 신체 능력이 좋아 기대치가 높았다. 타격 수준만 더 끌어올리면, 박재현에 버금가는 히트상품으로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했다.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2사 1,2루 KIA 김민규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2사 1,2루 KIA 김민규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2사 1,2루 KIA 김민규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2사 1,2루 KIA 김민규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이범호 KIA 감독은 김민규의 활약을 기특하게 지켜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예쁘게 키울 수 있을까. 이 감독이 고민하는 것은 이 한 가지다.

이 감독은 "(김민규가) 스윙을 잘 돌리더라. 외야에서 공 잡는 자세도 좋다. 선발을 한번 내고 싶었는데, LG 상대라서 안 냈다. 젊은 선수가 제일 센 팀들이랑 붙을 때 나갔다가 괜히 한번 실수하면 남은 시즌에 긴장도가 배가 될 수 있다. 홈경기거나 편한 상황이 있을 때 한번 선발을 낼 생각이다. 작년에 (박)재현이도 될 거라고 생각해서 올렸더니 부딪혀보고 힘드니까 그냥 못 일어나고 시즌이 다 끝났다. (김)도영이도 제일 처음 개막전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무안타 치고 그해에 힘든 경험을 했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을 기용할 때는 신경이 쓰인다. 예쁘게 잘 밟아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스태프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고통만 준다고 성장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예쁘게 잘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생겼을 때 스타팅을 내주면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을 것 같아 조만간 선발로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민규는 "감독님께서 (고척에서) 첫 타석 나가고 타석에서 모습과 과정이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감독님의 그런 한마디에 조금 더 자신감을 가졌다. 지금은 내가 경기장에 나가서 아무래도 패기 있게 자신 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한 거니까. 그 점을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현재 김민규의 왼쪽 팔뚝 안쪽에는 커다란 피딱지가 앉아 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생긴 영광(?)의 상처다. 지금 1군에서 김민규의 첫 번째 임무는 대주자로 팀에 한 점을 안기는 것이다. 쓰임을 다하기 위해 김민규는 흙바닥에 몸을 내던지고 있다.

김민규는 "사실 이 정도로 크게 상처가 생기는 경우는 잘 없는데, 원래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편이라 자신 있었다. 그런데 한번 좀 과격하게 슬라이딩을 했더니 이렇게 됐다. 나도 태어나서 여기에 상처가 생긴 건 처음이다. '아 슬라이딩 한번 잘못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또 느꼈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민규는 1군 9경기에 출전해 2도루, 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대주자 임무를 착실히 수행하면서 타석에서 성장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김민규는 "내가 경기 거의 끝날 때쯤 대주자나 대수비, 아니면 한 타석 나가고 있는데 사실 내게 정말 소중한 기회들이다. 남들한테는 이런 기회도 좀처럼 찾아오지 않기도 하는데, 기회를 주시는 자체가 감사하다. 감독님께서 중요한 상황에서 나를 믿고 내보내 주시니까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나도 더 집중하려고 한다. 벤치에서도 놀면서 있는 게 아니라 그 상황에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계속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덕분에 감독님께서 내보내 주신 만큼 득점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지금까지는 그래도 순탄하게 잘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계속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2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타격하고 있는 KIA 김민규.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27/
2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타격하고 있는 KIA 김민규.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27/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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