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자주 경기에 나가니 행복합니다."
이민우(33·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1군 마운드에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다.
퓨처스 성적도 좋았다. 34경기에 나와 36이닝을 던져 3승2패 3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한화는 젊은 선수의 성장이 도드라졌고, 이민우에게는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올 시즌 불펜 전반이 흔들렸던 가운데 이민우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해 찾아오지 않은 1군 기회에 좌절할 법도 했지만, 더욱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주무기인 투심이 위력을 뽐냈고, 눈도장을 받았다.
올 시즌 한화의 마무리투수 자리는 김서현이었다. 시속 160㎞에 가까운 공을 던지며 지난해 33세이브로 이글스 우투수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고, 결국 올 시즌 초반 마무리투수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오웬 화이트의 부상으로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로 잭 쿠싱이 잠시 뒷문 단속을 했다. 그러나 화이트의 회복과 함께 한화의 마무리투수 자리는 고민으로 돌아갔다. 4월 한 달 동안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치고 있던 이민우가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낙점됐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은 없지만, 움직임이 큰 투심을 중심으로 커브와 커터 등은 타자에게 효율적으로 먹혀들었다. 22일부터 29일까지 4경기 등판해 모두 세이브를 하는 등 한화의 새로운 클로저로 거듭났다.
김경문 한화 감독의 미소는 당연했다. 김 감독은 "쉬는 동안 노력을 많이 했고, 그 노력으로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들어갔다"라며 "그 기회를 잘 잡았는데 지금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민우는 "올해 어떻게든 1군에 한 번이라도 가자고 생각을 하면서 몸을 잘 만든 것 같다"라며 "경기에 자주 나가니 행복하다. 물이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시는데 그 기회에 보답해야 더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마무리투수라고 하지만 9회에만 마운드에 오르는 건 아니다. 최근 4경기 세이브 중 두 차례는 멀티이닝이다. 이민우는 "항상 8회 2아웃에 이기면 나간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하고 있다"라며 "마무리투수를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또 불펜도 항상 뒤에 백업을 준비하고 있다. 항상 똑같다고 생각하면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해 2022년 트레이드로 한화로 이적했다. KIA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던 그는 한화에서 확실하게 구원투수로 정착했다. '입단동기' 주현상은 이민우에게 큰 도움이 됐다. 주현상은 2024년 23세이브로 김서현에 앞서 이글스 우완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민우는 "(류)현진이 형이 투수조장이고 나와 (주)현상이가 두 번째다. 현상이가 팀에 있는 유일한 동갑 친구인데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한화와서 불펜으로 하는데 현상이에게 많이 배웠다. 마인드셋, 카운트 싸움 같은 걸 배웠다. 빨리 올라와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어느덧 고참의 위치였지만, 젊은 투수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지난 1일 발표한 올스타 후보에 한화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올린 만큼, 동기부여 요소는 확실하게 있다. 이민우는 "젊은 투수를 보면 항상 부럽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조언할 것이 있다면 조언하면서 으쌔으?X 하고 싶다"라며 "보직은 감독님께서 정해주시는 것이지만, 계속 잘해서 한 시즌 마무리투수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