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게 1군 경기 마지막 승부처에서 나온 장면이라 믿을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대5로 패했다. 9회말 상대 한준수에게 끝내기 희생 플라이 타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하위권에 허덕이며 갈 길 바쁜 롯데. 1승이 소중한 상황에, 또 3연패를 당했다. 이날 승리했다면 13연패에 빠진 SSG 랜더스를 내리고 8위로 올라설 수 있었는데, 여전히 9위다.
롯데는 0-3으로 밀리던 경기 8회초 상대 실책에 힘입어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보통 경기 막판 상대가 치명상을 입으면, 그 기세로 경기를 잡아야 강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8회말 필승조 정철원이 나성범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문제는 9회말 끝내기 점수를 주는 장면이었다. 마무리 최준용이 선두 김규성에게 볼넷을 줬다. 그것도 스트레이트 볼넷. 팀의 마무리 투수가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상대 9번타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는 자체가 문제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KIA 1번 박재현의 희생번트. 타석에는 이날 2번에 배치된 한준수. 최준용은 한준수 상대로도 첫 2개의 공을 볼로 던졌다 드디어 3구째 슬라이더를 한가운데에 집어넣었다. 136km였고, 회전력이 대단하지 않은 평범한 슬라이더. 카운트를 잡기 위해 들어간 공이었다. 타자 한준수도 치려는 의도가 보이지 않았다. 투수 제구가 극단적으로 흔들리고 있으니, 지켜보는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롯데 포수 손성빈이 이 공을 잡지 못했다. 치명적 포일. 물론 포수가 모든 공을 다 받아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프로 1군에서 뛰는 포수라면 100% 잡아야 할 한가운데 공이었다. 하지만 포구 위치 설정 자체부터 틀렸고, 공은 미트 끝 부분을 때린 뒤 뒤로 빠졌다. 2루 주자를 신경써야 할 상황도 아니었고, 오직 포구만 하면 됐는데 롯데 김태형 감독 포함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포일. 김 감독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고, 중계진도 "폭투를 줄 수 없는 공이다. 치명적"이라는 코멘트밖에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서 1사 2루와 1사 3루는 하늘과 땅 차이. 1사 2루는 플라이면 아웃 카운트만 늘릴 수 있지만, 3루는 경기가 끝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포수 미트는 끝 쪽이 가죽이 얇고 끈으로 연결돼있어 그 틈으로 공이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프로 세계에서는 이 역시 핑계가 될 수 없다. 정확한 포구 위치를 잡아야 하고, 장비 관리도 프로 선수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다.
하필 한준수 뒤가 김도영이고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니 한준수를 거르고 베이스를 채우기도 애매했다. 결국 김 감독은 2루수를 고승민에서 한태양으로 바꾸고, 극단적 전진 수비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한준수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최준용이 던진 낮은 변화구를 기술적으로 걷어올려 경기를 끝내버렸다. 롯데로서는 그 치명적 포일 하나로 연장에서 승리 도전도 해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그라운드를 빠져나가야 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