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두산 베어스의 2년차 우완 투수 최민석(20)의 기세가 무섭다. 당장 한 경기 반짝하는 활약이 아니다.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우뚝 섰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하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여겨졌던 영건이 어떻게 두산의 '1선발급' 에이스로 진화했을까. 그 바탕에는 사령탑의 든든한 신뢰와 아시안게임이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최민석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의 눈부신 역투로 팀의 9대1 대승을 이끌며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최민석의 활약에 대해 "잘 던질 때가 돼서 잘 던진 것이다. 다른 건 없다"라며 쿨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경기 전 외야 훈련 중 최민석에게 건넸던 농담 섞인 비화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최민석에게 "너는 올 시즌에는 내가 볼 때 안 아프다. 계속 게임을 나가든 안 나가든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거대한 목표가 투수의 집중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김 감독은 "민석이가 올 시즌 시작부터 너무 좋아서 주변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면이 있다"면서 "최근 부진했던 두 경기더 선수의 진짜 실력이 아니지만 6일 경기도 컨디션이 좋았던 것뿐이다. 본인이 확실한 동기부여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매 경기 팀을 위해 던지다 보니 좋은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감싸 안았다.
최민석은 키움전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3.06까지 끌어내렸다. 리그 전체 4위이자, 국내 투수로만 한정하면 류현진(2.97)의 뒤를 잇는 압도적인 2위 기록이다.
게다가 에이스급 이닝 소화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투수 잭 로그(68이닝)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61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하위 선발 투수에게 흔히 제기되는 내구성 의문을 실력으로 지워버린 셈이다.
지난해 데뷔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가능성을 보였던 최민석은 단 1년 만에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시즌 초반 부진에 울던 두산이 중위권 싸움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바로 최민석의 어깨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