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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에이스' 박지수(청주 KB스타즈). 그의 또 다른 수식어는 '울보'였다.
큰 키에 농구센스. 박지수는 월반에 월반을 거듭하며 일찌감치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로 불렸다. 스포트라이트는 늘 박지수를 향했다. 뜨거운 관심 만큼이나 부담감도 컸다. 그래서 박지수는 울고 또 울었다.
하지만 그 눈물은 박지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박지수는 높은 벽에 부딪칠 때마다 이를 악물었다. 마음 여린 소녀는 코트 위 전사가 됐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은 "대표팀에 처음 왔을 때는 훈련 중에 눈물을 많이 흘렸다. 하지만 그 다음에 대표팀에 왔을 때 부족한 부분을 확실히 채워왔다. 승리에 대한 욕심도 매우 크다. 쑥쑥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제 박지수는 단순히 키 큰, 잠재력 있는 미래가 아니다. 현재다. '적장'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은 "박지수는 KB스타즈의 큰 무기다. 골밑 득점만 하는게 아니다. '원래 이렇게 수비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수비력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프로 3년 차. 울보에서 악바리로 변한 박지수는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는 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16득점-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KB스타즈의 정규리그 우승에 마침표를 찍는 승리였다.
이제 박지수는 더 이상 '울보'가 아니었다. 이날 우승 축포가 터진 순간 박지수는 환하게 웃었다. 무섭게 성장해 팀을 13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으니 더 이상 가슴 속에 맺힌 게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 웃음에 KB스타즈의 밝은 미래가 담겨 있다. 또한 그 미소는 '정규리그 MVP 0순위'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만 20년 3개월. 최연소 MVP 기록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종전 기록은 2001년 변연하가 세운 만 20년 11개월 16일이다.
왕관을 거머쥔 '울보' 박지수는 활짝 웃었다. 바야흐로 지금은 박지수 전성시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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