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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기록에 도전한다!'
베테랑 김한별이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고, 진 안과 한엄지가 경기를 거듭하면서 하이로 게임을 유기적으로 완성시키고 있으며 이소희가 자타공인 확실한 스코어러로 부상하는 등 상승 요인은 숱하게 많지만, 이들을 한데 묶어내는 야전 사령관 안혜지의 존재감을 빼놓고선 얘기하기 힘들다. 안혜지는 지난 11일 하나원큐전에서 13어시스트를 기록, 박혜진(우리은행)이 26세 6개월 때 올린 역대 최연소 1000어시스트 기록을 9개월이나 앞당겼다.
더 놀라운 것은 올 시즌의 역대급 페이스이다. 안혜지는 13경기에서 130어시스트를 달성, 경기당 딱 10어시스트를 배달하고 있다. 자신이 2019~2020시즌에 기록한 평균 7.7어시스트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국내 여자농구 역대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꼽히는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당시 신한은행)가 지난 2005여름 시즌에 올린 8.07개의 기록마저 뛰어넘는 상황이다.
두 자릿수 어시스트는 선수층이 두텁고 득점이 많은 국내 남자농구에서도 지난 2004~2005시즌 김승현(오리온스)이 10.5개로 단 한 차례 기록했을 정도로 어려운 과제이다. 아무리 A패스를 잘 찔러줬다고 해도, 동료들이 득점을 성공하지 못하면 헛수고이기에 철저히 팀 플레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선수별로 분업화가 잘 되고 있는 BNK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가치 있는 대기록이다.
다만 예년보다 3점슛 성공률이 확연히 떨어진 것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박정은 감독은 "동료들을 돕는 플레이도 좋지만, 본인 스스로 득점 욕심도 좀 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혜지는 "내 공격보다 동료들의 찬스를 살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재밌다"며 "매 경기 집중하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