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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미디어데이에도 MVP가 있다면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과 우리은행 김단비 차지였을 것이다.
승리를 다짐하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은 두 인물이 돋보였다.
가장 선배인 임근배 감독은 발언 마다 유머를 섞어 행사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임 감독은 "우리가 정규리그 시작할 때 콘셉트가 '배드걸스'라고 했는데 시즌 때 보여주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진짜 배드걸스가 무엇인지 보여드리겠다. 몇 차전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3승을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임근배 감독은 "우리은행은 넘어야 할 산이다. 얕은 언덕도 아니고 큰 산이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산은)오르다 보면 정상에 가게 돼있다. 꼭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행자가 임근배 감독에게 "등산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임 감독은 "등산은 싫어한다"고 선을 그어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를 단번에 환기했다.
삼성생명은 통산 24회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WKBL 최다 기록이다. 우리은행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챔피언결정전 우승(11회) 보유 클럽이다. 임근배 감독과 위성우 감독은 사제지간이다. 2004~2005시즌 KBL 울산 현대모비스 시절 임근배 감독이 코치, 위성우 감독이 선수였다.
임 감독은 "위성우 감독에게 내가 비할 수는 없다. 그가 이룬 업적에 비하면 나는 발톱에 때도 안 된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대신 "커리어는 지난 일이다. 이제 앞으로 새로운 날이 온다"라며 새 역사를 쓰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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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중에서는 김단비가 화끈한 말솜씨를 뽐냈다. 김단비는 "길거리에서 감독님과 사모님을 마주친 적이 있다. 항상 감독님의 손이 어깨 또는 손을 잡고 계시거나 스킨십을 하고 계셨다"라고 폭로했다. 김단비는 황급히 "아 그런 스킨십이 아니다. 큰일 날 뻔했다"라며 오해를 방지했다. 김단비는 "감독님과 우연히 만나면 용돈을 주신다. 어떻게 해서든 마주치려고 감독님을 찾아다닌다"라고 덧붙였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우리은행은 삼성생명에 5승 11패로 열세다. 다만 우리은행 간판스타 김단비는 2022년에 이적했다. 김단비는 "5승이 우리은행이 맞느냐"고 재차 확인하며 "나는 없었을 때 이야기다. 나는 발을 빼겠다"고 회피해 웃음을 유발했다. 물론 계속 당해주지는 않겠다고 경고했다. 김단비는 "이제 내가 왔다. 그 숫자를 우리 승리가 더 많도록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상암=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