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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5차전 2.8초가 남을 때까지도 승패를 알 수 없었다. 안개를 뚫고 나온 4강의 승자는 수원 KT였다.
3승2패로 혈투 끝에 가스공사를 제압한 KT는 정규리그 1위 서울 SK와 챔프전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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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 마티앙은 출전을 강행했다. 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활동력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이틀의 휴식기간. 경기 전 마티앙의 움직임은 4차전보다는 확실히 좋아 보였다.
가스공사는 니콜슨이 40분을 뛰지 못한다. 10분 정도 마티앙이 어떻게 막아주느냐가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달라질 수 있다. 양팀은 4차전까지 모두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경기 전 양팀의 사령탑은 담담했다. 큰 변화는 없었다.
정면 승부였다.
가스공사가 기세를 올렸다. 속공에 의한 정성우의 3점포가 통과했다. 한희원의 레이업 슛이 실패하자, 곧바로 속공. 니콜슨의 속공이 이어졌다.
KT의 작전타임. 3점슛 보강을 위해 박성재를 투입했다. 허 훈의 3점포는 림을 외면했다. 그러자, 가스공사는 벨랑겔의 포스트 업으로 박성재 사냥을 했다. 미드 점퍼 성공. 16-7, 가스공사의 리드.
초반 흐름은 가스공사가 잡아냈다. KT는 하윤기의 미드 점퍼로 흐름을 끊었다. 문정현이 곽정훈을 상대로 포스트 업. 미세한 미스매치를 활용한 플레이였다. 반칙 자유투도 성공.
KT는 이현석을 투입했다. 3점, 그리고 벨랑겔의 포스트 업 공략을 제어하기 위한 배치였다. 이현석의 3점포가 적중, 벨랑겔의 미드점퍼가 터프했다. 이현석의 수비가 좋았다. 결국 22-19, 3점 차 가스공사의 1쿼터 리드로 종료.
가스공사가 9점 차까지 앞서 나갔지만, KT가 전열을 정비하면서 반격했다.
2쿼터 니콜슨이 톱에서 공을 잡았다. 카굴랑안과 미스매치. 그대로 올라갔다. 3점포가 림을 통과했다.
이때, 카굴랑안이 벨랑겔과 충돌. 벨랑겔이 넘어졌지만,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허 훈에게 패스. 3점포가 통과. 가스공사의 작전타임. 강 혁 감독의 항의가 있었다.
허 훈의 3점포가 또 터졌다. 해먼스의 돌파까지 이어졌다. 27-27, 동점.
가스공사는 딜레마가 있었다. 니콜슨이 40분을 뛸 수 없다. 체력적 부담감이 극심하다.
마티앙으로 교체했다. 김낙현 우동현 정성우 등 스리가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김낙현의 3점포가 잇따라 빗나갔고, 마티앙의 미드 점퍼는 에어볼. KT는 조던 모건 박준영, 카굴랑안을 중심으로 침착한 패스. 가스공사의 미스매치를 철저하게 노렸다. 수비를 강화하면서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가스공사 강 혁 감독은 니콜슨과 벨랑겔 없이 버티길 원했지만, KT가 그대로 놔두지 않았다. 결국 39-30, 9점 차 KT의 리드.
가스공사의 작전타임. 더 이상 밀릴 수 없었다. 니콜슨과 벨랑겔을 재투입.
결국 벨랑겔과 니콜슨의 미드 점퍼로 KT 상승세를 잠재웠다. 5점 차로 추격. 이때, KT 외곽 수비를 담당하던 카굴랑안의 잇단 파울. 3반칙, 그리고 팀 파울.
그리고, KT의 공격에서 해먼스가 더블팀을 당했다. 스윙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왼발이 신승민의 급소를 걷어찼고, 신승민이 쓰러졌다. 신승민은 통증을 호소하면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해먼스 동작의 파울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요청됐다. 결국 U파울로 판독됐다. 가스공사의 3점 차 추격. 그러자, KT는 문정현의 김낙현에 대한 미스배치를 공략. 미드 점퍼가 성공했다.
결국 41-39, 2점 차 KT의 리드로 전반이 종료. 1쿼터와는 다른 듯 같았다. 가스공사는 1쿼터 9점 차까지 앞섰지만, 결국 3점 차 추격을 당했고, KT 역시 2쿼터 9점 차까지 리드를 잡아냈지만, 2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가스공사는 주전들의 체력적 부담감을 위해 4~5분의 휴식을 줬다는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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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는 3쿼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니콜슨이 슛을 던진 뒤 쓰러졌다. 불편함을 호소했다. 2쿼터 시험 가동한 마티앙은 역시 제 컨디션은 아니었다.
국내 선수들로 구성했다. 극단적 스몰 라인업이었다. 기습적 더블팀. 골밑 미스매치는 육탄 방어였다.
KT는 약간 느슨했다. 패스 미스가 이어졌다. 정성우, 김낙현의 3점포가 잇따라 터졌다. 오히려 가스공사가 49-43으로 리드를 잡아냈다.
위기감을 느낀 KT 에이스 허 훈이 골밑을 돌파했다. 흐름을 끊었다. 해먼스의 스핀 무브에 의한 레이업 슛. 실패했지만,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 우겨넣었다. 다시 2점 차로 추격.
가스공사의 작전 타임. 김낙현의 3점포가 터졌다. 니콜슨은 나오지 않았다. 카굴랑안의 3점포가 빗나가자, 김낙현이 백투백 3점포를 터뜨렸다. 8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KT가 허 훈의 패스, 카굴랑안의 3점포로 반격하자, 이번에도김낙현이 스크린을 받은 뒤 3점포 작렬.
3쿼터 1분5초를 남기고, 카굴랑안의 드리블 미스. 하프라인을 넘어갔다. 휘슬이 울렸고, 카굴랑안은 하프라인 바이얼레이션으로 인지, 공을 잡지 않았다. 벨랑겔이 공을 잡아, 레이업슛을 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가스공사의 공격권으로 인정.
KT의 마지막 공격. 가스공사는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김동량을 투입.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다. 1.4초가 남은 상황에서 박준영에게 3점 오픈 찬스. 림을 통과했다. 가스공사의 뼈아픈 수비 미스였다. 결국 62-60, 2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로 3쿼터 종료. 국내 선수 5명만 뛰는 상황에서 역전을 시킨 가스공사. 하지만, KT는 마지막 공격에서 극적 3점포로 팽팽하게 대응했다.
운명의 4쿼터.
김준일의 골밑슛으로 시작, KT는 카굴랑안이 3점포로 응수했다.
허 훈의 패스 미스. 니콜슨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파울 자유투 2득점. 가스공사는 초반 김준일이 4연속 득점. 문정현의 4반칙을 활용한 전술이었다.
68-63, 5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벨랑겔에게 오픈 3점포 찬스가 나왔다. 하지만, 불발. 그러자 KT는 하윤기의 골밑 득점으로 매서운 반격.
체력적 한계점에 왔다. 벨랑겔은 쉬운 골밑슛을 놓쳤다. 그러자, KT는 허 훈의 절묘한 패스. 하윤기의 골밑슛이 터졌다. 68-67, 1점 차 추격.
그리고, 하윤기의 높이의 위력이 빛났다. 3차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그대로 팁 인. KT가 역전에 성공했다. 3쿼터 잇따라 적중했던 김낙현의 3점포가 림을 연거푸 빗나갔다. 카굴랑안, 허 훈의 3점포가 빗나갔지만, 문정현이 결국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을 얻어냈다. 가스공사 선수들의 활동력이 현격히 느려졌다.
남은 시간은 4분19초. 71-68, KT의 3점 차 리드.
김준일의 스크린이 오펜스 파울로 지적됐다. 이후 니콜슨이 스틸에 성공했지만, 3초 바이얼레이션에 걸렸다. 그리고 해먼스의 미드 점퍼. 5점 차 리드.
완벽하게 KT로 기세가 기우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만만치 않았다. 니콜슨이 3점포를 터뜨렸다. 그리고 수비 활동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KT의 24초 공격 제한시간.
다시 가스공사의 공격. 그리고, 교체로 투입된 곽정훈이 윙에서 예상치 못한 3점포를 던졌다.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2분10초가 남았다. 74-73, 1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
KT의 작전타임.
허 훈의 오픈 3점포가 빗나갔다. 벨랑겔의 절묘한 엔트리 패스. 김준일이 골밑에서 천금같은 골밑슛을 만들어냈다. 3점 차 리드.
이때, KT는 카굴랑안이 결정적 3점포를 터뜨리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76-76 동점.
가스공사 공격 실패. KT의 마지막 공격. 허 훈이 끝장을 냈다. 3차전 위력을 발휘했던 스핀 무브 앤 미드 점퍼가 림에 빨려 들어갔다. 2.8초를 남기고 허 훈의 결정적 클러치 득점이 터졌다.
가스공사 강 혁 감독은 마지막 작전타임에서 3점 플레이를 주문했다. 체력적 한계에 온 선수들에게 연장은 필패라는 판단. 니콜슨이 3점슛을 쐈지만, 림을 맞지 않았다. SK의 4강 파트너는 KT였다. 허 훈이 끝냈다.
이번 시리즈 허 훈은 강력했다. 승부처 해결 능력이 업그레이드됐다. 예전과는 달랐다.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승부처를 지배했다. 3차전 냉정한 미드 점퍼로 가스공사의 강한 수비를 뚫었다. 이날도 승부처에서 절묘한 패스를 여러차례 건넸다. 그리고 결정적 클러치 상황에서 가장 확률 높은 미드 점퍼로 승부를 갈랐다. 슈퍼 크랙이었다. 수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