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들호 종영①] '표절·역전·연장' 안방 달군 키워드 셋

기사입력 2016-06-01 11:1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향희 극본, 이정섭·이은진 연출)가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시작으로 SBS '대박', MBC '몬스터'까지 새로운 작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시청률 경쟁을 펼쳐야만 했던 지상파 월화극 대전.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유례없는, 치열했던 경쟁 속 1위를 지키며 화려하게 퇴장했다.

3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5월 31일까지 총 20회를 질주해온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제작 단계부터 종영하는 그날까지 많은 이슈를 만들어 냈다. 특히 시청자의 이목을 끈 대목은 단연 박신양. 5년 만에 드라마 복귀를 선언한 박신양의 캐스팅은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흥행으로 이끈 '신의 한 수'였던 것.

매회 선보인 박신양의 '미친 연기력' 덕분에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월화극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늘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표절부터 연장까지 잡음도 만만치 않았던 것.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들로 몸살을 앓았던 '동네변호사 조들호'. 이를 둘러싼 이슈를 정리해봤다.

표절 의혹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상반기 KBS 라인업에 안착한 동시, 완벽한 캐스팅까지 발표하면서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시청자를 만나기 위해 차근차근 첫 방송을 준비하던 지난 2월, 예상치 못한 표절 의혹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천원짜리 변호사'라는 작품을 집필한 최수진 작가가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극본을 담당한 이향희 작가와 KBS를 상대로 표절 논란을 일으킨 것.

'천원짜리 변호사'로 2015년 SBS 극본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수진 작가는 이 작품을 올해 편성 목표로 SBS와 드라마 제작을 추진했다. 그러다 우연히 이향희 작가의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접하게 된 것. 최수진 작가는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자신이 집필한 '천원짜리 변호사'의 기획안과 대본을 참조해 인물과 에피소드, 문장까지 그대로 갖다 쓴 정황이 포착됐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동네변호사 조들호' 측은 해츨링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웹툰과 유사점은 있지만 '천원짜리 변호사'와 유사점은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후 최수진 작가는 '천원짜리 변호사'와 '동네변호사 조들호' 기획안, 대본 등을 공개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지만 정작 방송이 시작되자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아 의문을 낳았다. 제작진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 사건은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짜릿한 역전

'동네변호사 조들호' '대박' '몬스터' 등 지상파를 대표하는 세 작품이 같은 날 동시에 첫선을 보였던 지난 3월. 박빙의 대접전 끝에 승기를 잡은 쪽은 '대박'이었다. 당시 '대박'은 최민수, 전광렬을 주축으로 이문식, 윤지혜, 송종호를 배치, 여기에 도박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더하며 시청자의 구미를 당겼다. 지난해부터 월화극 1위를 꿰찬 전작 '육룡이 나르샤'의 여운까지 이어지면서 '대박'은 첫 회부터 '대박'을 터트렸고 박신양을 내세운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아쉽지만 2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런데 상황이 역전됐다. 첫 방송 이후 박신양의 원맨쇼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방송 4회 만에 월화극 1위로 올라서게 됐다. 그야말로 박신양의 미친 연기력으로 일궈낸 짜릿한 역전극이다.

물론 시청률은 엎치락뒤치락할 수 있지만 이번 월화극 대전은 상대가 상대인 만큼 역전극을 노릴 여유가 많지 않았다. 소녀팬들을 사로잡은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의 복귀 무대였고 드라마로 분위기가 좋았던 SBS였기에 제아무리 박신양이라도 쉽사리 넘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4회차면 시청자 역시 굳히기에 돌입할 시기라 더욱 여의치 않았던 것. 이런 상황에서 역전을 일궈낸 '동네변호사 조들호'였고 끝내 마지막 순간까지 왕관을 빼앗기지 않았다.

연장 설

수많은 희비 곡선을 그으며 항해를 이어가던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마지막까지 순탄치 않았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통해 2년 만에 월화극 1위를 맛본 KBS가 욕심을 부리기 시작한 것. 종영을 4회 앞둔 상황에서 급작스레 연장 논의를 시작, 배우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매회 생방송처럼 빠듯하게 촬영이 진행됐던 '동네변호사 조들호'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연장 논의는 배우들에게 그리 달가운 제안이 아니었던 것. 시청자의 사랑을 좀 더 받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그러기엔 감내해야 할 데미지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주인공 박신양은 피로감이 쌓이기도 했거니와 다음 작품인 영화 스케줄까지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언급하며 연장을 반대해왔던 박신양이다.

사실 이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연장 계획은 시청자의 사랑도 이유가 됐지만 후속작 '뷰티풀 마인드'를 위한 꼼수가 작용하기도 했다. 6월 중순 첫 방송 될 '뷰티풀 마인드'는 캐스팅 난항으로 제작 시간을 깎아 먹었고 여주인공 박소담이 때아닌 겹치기 출연 논란까지 발생하면서 암초에 부딪힌 상황. 이를 조율한 시간을 벌어야만 했고 이를 위해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연장이 논의됐다. 물론 '동네변호사 조들호' 후속으로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가 투입됐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던 KBS다. 암초에 부딪힌 KBS는 종영을 2회 앞둔 시점까지 박신양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지만 끝내 실패했고 20일 첫 방송 될 '뷰티풀 마인드'를 완성해야만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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