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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카이스트·해롱이 못잊어"…종영 '감빵' 빛낸 원석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1-19 14:14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난 세 달,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이별을 고했다. 16부작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 그동안 주인공 김제혁(박해수)를 비롯해 해롱이(이규형),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법자(김성철), 유대위(정해인) 등에 이르기까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가득 채웠던 캐릭터들의 향연과 더불어 '잘 만난 캐릭터'를 '꼭 맞게' 소화한 배우들의 앞으로가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정보훈 극본, 신원호 연출)이 18일 종영했다. 종영 시청률은 11.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가구기준). 최고 시청률은 13.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각 연령대별 시청률에서도 남녀 10대부터 50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상파를 포함해 동시간대 1위를 기록, 공감을 이끌어낸 작품으로 언급되는 중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이토록 뜨거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연출과 극본,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속에서 태어난 매력적인 캐릭터들 덕분. 2상6방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시트콤을 보는 듯, 감동 드라마를 보는 듯, 때로는 로맨스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담겨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 인기의 비결로 꼽히는 캐릭터들에는 2상6방의 식구였던 김제혁, 해롱이, 문래동 카이스트, 법자, 유대위, 장기수(최무성), 고박사(정민성), 똘마니(안창환) 등이 있다.

2상6방 속 인물들 외에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캐릭터도 물론 존재했다. 목공소에서 등장했던 김민성(신재하)나 염반장(주성태) 등도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손꼽혔다. 김제혁의 여자친구였던 김지호(정수정)이나 김제혁에 우정을 자랑했던 준호(정경호), 그의 동생 준돌(김경남)까지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이들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모든 등장인물에게 서사가 등장했기 때문. 시청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사연들을 선사하고, 또 그 사연에 빠져 신파극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히 반전을 섞어 넣으며 신원호 PD는 나름의 '빅픽처(큰 그림)'를 그려냈다. 김제혁이 법자를 특별히 아끼고 도와주다가 결국엔 자신의 매니저로 기용하는 일이나, 동성애적 요소를 섞어넣으며 색다른 스토리를 선사하고 독특한 말투 등을 사용해 시청자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았던 해롱이가 출소하자마자 마약에 다시 손을 대는 반전 등은 '감빵생활'이 가진 큰 그림들이었다.

갑자기 이감된 문래동 카이스트에게도 부성애가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고 장기수는 잊고 살았던 딸을 감옥에서 찾으며 출소했다. 고박사의 이야기도 시선을 모았다. 늘 회사의 이익을 믿고 따랐던 그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 등은 감동이었다. 특히 큰 발견이라 볼 수 있는 인물은 유대위였다. 그동안 부드러운 모습만을 주로 보여줬던 정해인은 '감빵'을 통해 날카롭고 군기가 바짝 들어 있는 군인으로 변신해 시선을 모았다. 그 속에서 등장하는 해롱이와의 '초딩 케미'가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였다.

이 모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을 100%, 그 이상으로 살려줄 수 있는 신원호 PD의 편집과 연출 덕분이라고. 문래동 카이스트 역을 맡았던 박호산은 스포츠조선에 "신원호 PD의 편집은 다르다. 기적 같고 마법 같다"며 "등장인물 하나 하나에 그들의 호흡과 감정을 담아 편집했다. 어떤 연기를 하기까지의 호흡을 전부 다 담아주니 캐릭터가 살고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캐릭터들은 각자의 결말을 맞았다. 김제혁은 다시 야구를 하게 됐지만, 전에 받았던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패전처리투수가 됐고 법자는 그의 매니저가 됐다. 준호는 제혁의 동생인 제희(임화영)와 사랑에 빠졌다. 또 장기수는 성탄절 특사로 출소했고 유대위도 누명을 벗었다. 또 교도소의 하루 하루는 그대로 흘러가며 교도소와 현실세계를 분리했다.


수많은 원석들을 발굴했고 이제 이 원석들이 시청자들 앞에 다시 쓰일 차례. 영화 '사냥의 시간' 촬영에 돌입하는 박해수나 뮤지컬 '팬레터'로 돌아오는 이규형, 드라마 컴백을 예고한 박호산, '시를 잊은 그대애게'로 새로운 연기를 보여줄 신재하 등 배우들의 차기작도 속속 공개되고 있는 중. '감빵'에서 나온 이들의 연기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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