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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국민남'의 변신에 여심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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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손오공 역을 맡은 이승기는 준수한 외모에 넘치는 능력까지 갖췄지만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허술한 손오공의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자신을 속박하는 금강고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툭하면 "잡아먹는다"고 진선미(오연서)를 협박하지만, 자꾸 그에게 향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오도방정을 떠는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런가 하면 진선미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바람처럼 나타나 그를 구해주는 듬직한 모습과 "금강고의 주인은 너 하나"라며 '금강고 작동 키스'를 나누는 '사랑꾼'의 면모를 보여주며 상남자의 매력을 뿜어내기도 한다. 전에 없던 '멜로 눈빛'을 장착한 이승기의 반전에 시청자는 이미 푹 빠져든 분위기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화유기'는 초반의 악재를 이겨내고 주말극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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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윤두준이 이번에는 '남친돌'은 커녕, '남친 후보'에도 거리가 먼 '연애 초보'로 변신했다. KBS2 새 월화극 '라디오 로맨스'에서 윤두준은 지수호 역을 맡았다. 지수호는 배우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역 배우부터 시작해 16세 나이에 칸 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탄 자체발광 꽃배우다. 그러나 너무 어린 나이에 가혹한 비즈니스의 현실을 알아버렸고, 완벽하게 만들어진 가면 속에 숨어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대본을 짜야만 살아갈 수 있는 비운의 캐릭터다. 연애는 둘째치고 자신의 진짜 감정과 생각을 어떻게 드러낼지도 몰랐던 지수호가 솔직함으로 중무장한 송그림(김소현)과 만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로맨스가 '라디오 로맨스'를 관통하는 핵심 라인이다.
윤두준은 29일 첫 방송부터 촬영 트라우마로 매일 밤 약이 없으면 잠들지 못하는 톱스타의 씁쓸한 이면과 송그림과의 묘한 관계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이중적인 지수호의 모습이 앞으로 펼쳐질 아날로그 로맨스를 기대하게 만든다는 평. 시청자들은 첫 방송 만으로도 '본방사수'를 외치며 본격적인 '수호 앓이'를 예고하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을 흔들었던 '국민남'들의 변신에 시청자는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제 막 껍질을 깨고 나온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매력을 보여줄지 기분 좋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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