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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원로연출가이자 극단 목화의 대표인 오태석(78)이 입장 발표를 연기했다.
오태석 대표의 성 추행 의혹은 배우 출신의 A씨가 지난 15일 'ㅇㅌㅅ'이란 이니셜로 SNS에 그의 과거 행적을 폭로한 내용을 한 매체가 전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대학로의 갈비집 상 위에서는 핑크빛 삼겹살이 불판 위에 춤을 추고, 상 아래에서는 나와 당신의 허벅지, 사타구니를 움켜잡고, 꼬집고, 주무르던 축축한 선생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죠'라며 '소리를 지를 수도, 뿌리칠 수도 없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앞에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 순간 우리는 그들에게 투명인간 이었어요'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적었다.
A씨는 '명예를 목숨처럼 끔찍하게 생각하시는 당신께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예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 시간 이후 저를 향한 그 어떤 회유와 조정, 갈무리….일체의 시도를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었기를 바랍니다…단 한번만이라도 책임지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라고 글을 맺었다.
A씨에 이어 한때 극단에서 활동했다는 여성 B씨도 자신의 SNS에 "스물 셋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극판을 기웃거리게 된 나는, '백마강 달밤에'라는 연극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극단의 뒷풀이에 참석했다. 그 연출가는 술잔을 들이키는 행위와 내 허벅지와 사타구니 부근을 주무르고 쓰다듬는 행위를 번갈아 했다"고 썼다. '백마강 달밤에'는 오태석 연출가의 대표작이다.
한편, 1968년 희곡 '환절기'로 데뷔한 오태석 대표는 작가 겸 연출가로 1984년 극단 목화를 창단한 뒤 '태(胎)', '춘풍의 처', '부자유친', '백마강 달밤에', '천년의 수인' 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 연극의 '거장'으로 군림해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