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018년 스크린은 배우 김혜수, 김희애, 박보영, 김태리, 김향기, 김다미, 진서연, 한지민 등 충무로에 모처럼 여풍(女風)이 불며 극장가 '여(女)존심'을 지켰다. 오랫동안 남초(男超) 현상에 몸살을 앓았던 충무로.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여우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빛났던 해가 됐다.
올해 여배우의 활약이 돋보였던 작품은 '신과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 '독전'(이해영 감독)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마녀'(박훈정 감독) '너의 결혼식'(이석근 감독)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장훈 감독)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 '미쓰백'(이지원 감독) '허스토리'(민규동 감독) '죄 많은 소녀'(김의석 감독) '소공녀'(전고운 감독) 등의 작품이 꼽히고 있다.
▶ 충무로 여존심, 김혜수
'타짜'(06, 최동훈 감독) '도둑들'(12, 최동훈 감독) '관상'(13, 한재림 감독), KBS2 '직장의 신', tvN '시그널' 등 매 작품 솔직하고 당당한 캐릭터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온 김혜수는 지난 11월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여배우의 자존심을 세웠다. 전문성과 확고한 신념을 지닌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으로 변신한 그는 전매특허 '걸크러시'로 무장, 특유의 강단과 카리스마와 있는 연기로 373만7538명을 끌어모으며 흥행과 동시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받았다.
▶ 2천만 관객을 웃고 울린, 김향기
한국 판타지 장르의 신기원을 연 '신과함께' 시리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김향기. 하정우, 주지훈과 함께 저승 삼차사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관객을 사로잡은 김향기는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 대표 여배우로 거듭났다.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늘 망자의 안위가 먼저인 저승 삼차사의 막내이자 보조 변호사 월직차사 덕춘을 완벽한 싱크로율로 소화한 김향기. 심금을 울리는 김향기의 하드캐리한 감정 연기에 무려 2668만2877명의 관객을 웃고 울게 만들었다.
▶ 한국판 할리퀸, 진서연
올해 스크린을 뜨겁게 달군 여배우로 진서연 역시 빠질 수 없다. '독전'에서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의 파트너 보령 역을 맡은 진서연은 마약을 즐기며 타락한 삶을 살아가는 광기의 인물을 연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여성 악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독전'은 조진웅, 류준열을 주축으로 박해준, 차승원, 고(故) 김주혁 등 충무로에서는 믿고 보는 남자 배우들이 대거 출연, 중심을 잡는 작품이었지만 반전의 캐릭터로 등극한 진서연이 이들의 아우라를 뛰어넘는 극강의 존재감을 뽐내며 흥행을 이끌었다.
▶ 15년 만에 스포트라이트, 한지민
2003년 데뷔 이후 15년 만에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지민도 올해 여풍을 이끈 여배우로 관심을 받았다. 아동 학대를 소재로 한 '미쓰백'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다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돼 외롭게 살아가는 백상아를 연기한 한지민은 그동안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세상에 상처받은, 거친 여성 캐릭터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 호평을 받았다.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아니지만 관객으로부터 입소문을 얻는 데 성공한 한지민은 '쓰백러'라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 가장 파격적인 변화로 관객을 찾은 '미쓰백'의 한지민. 그동안 외면받았던 여성 원톱 영화에 새 바람을 불어 넣었다.
▶ 충무로 여배우의 미래, 김다미·전여빈
비단 올해 여풍을 이끈 주역은 베테랑 배우들뿐만이 아니다. 신선한 충격을 '마녀'의 김다미, '죄 많은 소녀'의 전여빈 등 여성 신인들의 약진과 활약이 눈에 띈 한 해가 되기도 했다. 둘은 신인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작품 속에서 활력을 불러 일으킨 것은 물론 상당한 내공을 발휘, 각종 영화 시상식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르며 가능성을 입증받았다. 신선한 새 얼굴,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김다미와 전여빈. 충무로 블루칩으로 등극한 두 사람은 충무로 여배우 잔혹사를 깰 미래로 꼽히며 영화계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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