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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천우희 "나홍진→이수진 감독, 충무로 '악마감독'에 단련돼"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3-18 08:0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천우희(32)가 "나홍진 감독부터 이수진 감독까지 집요한 감독들과 호흡이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릴러 영화 '우상'(이수진 감독, 리공동체영화사 제작)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최련화를 연기한 천우희. 그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우상'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우상'은 지난 2014년 개봉한 독립 장편 데뷔작 '한공주'로 데뷔, 섬세하고 집요한 연출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극찬을 받고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국내외 영화계를 휩쓸며 단번에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이수진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중. '한공주'보다 더 묵직하고 짙은 메시지는 물론 강렬하고 파격적인 전개로 여운을 남긴 '우상'은 충무로의 연기 신(神)이라 손꼽히는 한석규와 설경구, 그리고 '한공주'로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의 열연으로 극강의 몰입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특히 천우희는 '우상'에서 유중식(설경구)의 아들 부남(이우현)의 아내이자 부남이 사고를 당한 날 같이 있었던 사건의 유일한 키를 쥐고 있는 캐릭터 최련화로 폭발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각자 다른 목적으로 자신을 뒤좇는 구명회(한석규)와 유중식 사이에서 사고의 중요한 열쇠를 쥔 최련화로 완벽히 변신한 천우희는 '우상'의 긴장감을 200% 높이는 '신 스틸러'로 활약하며 '한공주'에 이은,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빚어냈다.

충무로에서 센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리고 유일하게 소화하는 천우희는 유명 감독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여배우 중 한 명이다. 무엇보다 천우희는 충무로에서 지독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악마 감독' 나홍진 감독과 '곡성'(16)을, '집요함의 끝' 이수진 감독과 '한공주' '우상'으로 호흡을 맞춘바, 이와 관련해 "사실 어느 분이 힘들다, 안 힘들다 차이를 둘 수는 없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나홍진 감독과 이수진 감독은 집요한 감독 중 하나지만 서로 너무 다르다. 나홍진 감독이 불 같다면 이수진 감독은 물 같다. 나홍진 감독은 배우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배우별로 맞추주는 편이고 이수진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둘 다 집요하고 섬세한 감독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홍진 감독과 이수진 감독의 공통점은 내가 연기를 했을 때 순간적으로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정말 잘 잡아낸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그걸 잘 살려주는 감독들이다. 두 감독 모두 많이 집요하고 나는 그 집요함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집요한 감독들을 많이 겪어서인지 단련이 된 것 같다. 하면 할수록 지치는 느낌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까지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이고 스스로 발동이 걸린다. 물론 힘든 작업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며 "두 감독 사이에서 살아남은 내가 제일 독하다고 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악도 없고 깡도 없다. 다만 현장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평정심이 있고 나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려 하는 편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물론 나도 힘들지만 모든 사람이 힘들 것이고 서로 한 가지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니까 인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 소신 중의 하나는 '부당한 것은 이야기해도 불편한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이기적으로 하거나 남들을 신경 쓰지 않는 연기는 하고 싶지 않다. 사실 독한 연기를 많이 했지만 독한 사람은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좇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가세했고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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