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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산울림, 유럽의 신예작가 파비오 마라의 '앙상블' 국내 초연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9-08-27 16:38



창단 50주년을 맞은 극단 산울림이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진 작가 파비오 마라의 '앙상블'을 국내 초연한다.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20일까지 홍대앞 소극장 산울림.

2015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인 '앙상블'은 가족의 구성원이 지적 장애를 겪고 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갈등과 애증의 양상을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려 호평받았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한 인식을 되돌아보고 가족의 품 안에서 소통하고 하나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되새기게 한다. 2017년 파리에서 재공연된 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체코, 폴란드 등에서 공연됐으며, 올해 여름에도 아비뇽 페스티벌에 다시 올랐다.

이자벨라와 미켈레, 모자(母子)가 사는 작은 아파트. 30대 청년인 미켈레는 아이의 지능에서 지적 성장이 멈춘 장애를 갖고 있다.

어느 날, 온통 오빠에게만 관심을 쏟는 엄마에 대한 원망과 남들과 다른 오빠 때문에 집을 떠났던 산드라가 10년 만에 두 사람 앞에 나타나 결혼 소식을 알린다. 오랜만의 재회가 반갑고도 어색한 세 사람. 그러나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되풀이된다.

"오빠를 특수 시설에 보내는 게 모두를 위해 좋은 결정"이라고 엄마를 설득하는 산드라, 미켈레는 아픈 게 아니라며 자신이 곁에 두고 아들의 삶을 살게 해주겠다고 고집하는 이자벨라. 엄마와 동생의 팽팽한 대립을 영문도 모른 채 지켜보며 실수를 연발하는 미켈레, 계속 몰아치는 사건들. 과연 이들은 오해와 갈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앙상블'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이 연극의 매력은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을 현실적이고 담담한 어투로 풀어내는데 있다. 간결한 구어체의 대화가 반복되는 가운데 진부하지 않은 묘사와 표현, 상황 설정이 현실성을 더하며 오히려 신선함을 자아낸다.

2008년 '방문자' 이후, 11년 만에 '고향' 산울림으로 돌아온 중견 연출가 심재찬이 진두지휘를 맡았다. 이자벨라, 미켈레, 산드라, 교사 클로디아 역에는 각각 예수정, 유승락, 배보람, 한은주가 나선다. 특히 '도둑들', '부산행', '신과 함께' 등을 통해 여배우 최초로 4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하는 기록을 세운 연기파 예수정이 2년 만에 산울림 무대로 돌아와 눈길을 끈다. 바쁜 스케줄 임에도 대본을 읽어본 뒤 단번에 출연 제의를 수락했다고 한다.

한편, 작가 파비오 마라는 오는 9월 18일 방한해 첫 공연을 관람한 뒤 9월 22일 소극장 산울림에서 열리는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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