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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타인은 지옥이다'가 파격적인 스토리를 선보이며 시청률을 회복,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살인마들이 벌여왔던 끔찍한 사건들이 사회에 알려지며 마무리된 것 같던 고시원 살인사건이었다. 살아남은 안희중(현봉식)은 종우를 제외한 타인들을 살인마로 지목했고, 소정화(안은진)도 나머지 살인마들이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윤종우는 "4층에서 서문조를 죽였다"고 자백했고, 정당방위로 참작될 사유가 분명했다. 그러나 반전은 존재했다. 지은은 4층에서 서문조 없이 홀로 중얼거리며 이상행동을 하는 종우를 목격했었고, 소정화도 종우의 손목에 걸린 치아 팔찌를 보고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굳었다. 엄복순(이정은)이 홍남복(이중옥)을 살해하던 순간 들렸던 소리가 바로 그 팔찌 소리라는 것을 떠올렸기 때문. 밖에 있는 사람들을 다 죽이면 살려주겠다고 했던 서문조의 말에 세뇌를 당했던 윤종우가 "다 죽여버릴 거다"라고 중얼거리며 살인마들을 전부 참혹하게 살해했던 것이다.
극 마지막 장면은 홀로 남은 윤종우가 병실에서 기괴한 얼굴을 보이며 "죽어"라는 단어만 쓰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의 얼굴 위로 서문조의 잔혹한 얼굴이 떠오르며 평범했던 청년이 타인들의 지옥을 견디며 결국 지옥이 되는 모습이 그려져 충격을 자아냈다. 파격적인 전개 덕에 '타인은 지옥이다'의 최종회는 19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으로 방영됐음에도 3.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이라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는 '타인은 지옥이다'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무엇보다도 극 속에서 제대로 '놀았다'던 배우들의 호연이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압도적인 에덴고시원의 풍경부터, 엄복순을 연기한 이정은, 홍남복을 연기한 이중옥, 그리고 1인 2역인 변득종과 변득수를 극과 극으로 표현해낸 박종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초반 등장했던 '가짜 왕눈이' 이현욱의 존재감도 상당했다. 뿐만 아니라 첫 장르물로서 악역인 서문조에 도전했던 이동욱은 그간의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내며 드라마의 공포화에 힘을 실었다. 임시완은 전역 후 복귀작으로 '타인은 지옥이다'를 택한 이유를 드라마를 통해 증명했다. '다양한 얼굴이 보인다'는 호평까지 받았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10개로 만들어진 에피소드 제목의 첫 글자를 조합한 '타인은 정말로 지옥인가'라는 문장으로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며 종영했다. 사람을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 타인들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더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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