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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칸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한국 영화 최초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까지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을 둘러싼 이슈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당시 엔딩 소감을 전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 대한 논란 또한 계속되고 있다.
'기생충'은 10일(한국시각) 미국 LA 할리우드의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등 총 4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 수상이자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외국어 영화 작품상이다. 물론 한국 영화 최초, 그리고 순수 아시아 영화 최초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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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작품상은 대게 작품을 제작한 제작자에게 주는 상으로 제작사 및 스튜디오 대표들이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한다. 그리고 시간이 허용된다면 감독, 배우 순으로 소감이 이어지곤 한다. 이번 '기생충' 작품상 수상 소감 역시 그런 맥락으로 봤을 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국내 반응은 달랐다. 시상식이 끝난 직후 이미경 부회장을 두고 자격 논란이 일었다. 제작자의 공을 치하하는 작품상 수상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수상 소감이었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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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이번 논란에 대해서 입을 닫았다. CJ 측 담당자는 "여러 논란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고 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곽신애 대표의 해명은 CJ와 사전에 논의된 부분은 아니다. 아마 '기생충'을 둘러싼 예상 밖의 논란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길 바람에 쓴 글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논란에 CJ는 뭐라고 말 할 수 있는 입장이 없다. 그저 대중이 이번 일과 관련해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카데미 작품상은 모두에게 첫 경험인 만큼 영광과 기쁨을 고루 나누고 싶었던 봉준호 감독과 곽신애 대표의 호의가 또 다른 오해를 낳은 것. 대중은 곽신애 대표의 해명에도 여전히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봉준호 감독의 의미 있는 소감을 다시 한번 기대한 팬들의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더구나 그 주체가 CJ라는 대형 투자사의 고위 관계자였고 그게 역사적인 순간의 엔딩이었다는 현실이 씁쓸하고 서운한 것도 사실이다. 101년 역사 만에 힘겹게 얻은 아카데미인데 이런 역사를 개척한 자랑스러운 '국가대표'가 봉준호 감독 혹은, 녹록지 않았던 '오스카 레이스'를 묵묵히 함께 견딘 송강호가 됐다면 더욱 빛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여러모로 예상 밖의 엔딩 요정 출몰이었지만 그럼에도 아카데미와 전 세계를 사로잡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지 않나. 이미경 부회장의 수상 소감이 전부가 아니며 여러 잡음을 뒤로하고 지금은 한국 영화 최고의 경사, 흥을 충분히 즐길 때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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